화이트홀(유희왕)

화이트홀은 유희왕 오피셜 카드 게임(OCG)에 등장하는 일반 함정 카드다. 이 카드는 전설적인 마법 카드인 '블랙홀'의 대척점에 서 있는 효과를 지니고 있으며, 게임 초창기인 1999년 'Vol.3' 팩에서 처음 등장한 유서 깊은 카드 중 하나다. 카드 일러스트는 블랙홀과 반대되는 밝은 빛의 소용돌이가 몰아치는 우주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어 시각적으로도 블랙홀과 대비를 이룬다.

이 카드의 효과는 매우 구체적이고 한정적이다. 상대방이 '블랙홀'을 발동했을 때만 체인하여 발동할 수 있으며, 발동 시 자신의 필드 위에 존재하는 모든 몬스터를 그 '블랙홀'의 파괴 효과로부터 보호한다. 즉, 상대가 필드 전체를 정리하려 할 때 자신의 진영만을 온전히 보존하여 전세를 역전시키거나 굳히는 용도로 설계되었다. 블랙홀이 아군과 적군을 가리지 않고 파괴하는 것과 달리, 화이트홀은 아군만을 선택적으로 구제한다는 상징성을 지닌다.

실전에서의 활용도는 매우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정 카드인 '블랙홀'이 발동되어야만 사용할 수 있는 '안티 카드(Anti-Card)'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가 '블랙홀'을 덱에 넣지 않았거나 게임 중에 사용하지 않는다면 화이트홀은 아무런 쓸모가 없는 패 사고의 원인이 된다. 더욱이 '블랙홀' 자체가 금지 및 제한 목록을 오가는 카드의 역사적 특성상, 이 카드를 덱에 투입하여 실질적인 이득을 볼 확률은 극히 희박하다.

현대 유희왕 환경에서는 '스타라이트 로드', '대혁명 반전', 혹은 각종 무효화 계열 카드가 화이트홀의 완벽한 상위 호환으로 군림하고 있다. 이러한 카드들은 '블랙홀'뿐만 아니라 다른 대량 파괴 효과들로부터도 필드를 보호할 수 있으며, 추가적인 이득까지 가져다주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화이트홀은 전술적인 가치보다는 '블랙홀'과 짝을 이루는 수집용 카드나 상징적인 고전 카드로 취급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미디어 믹스에서의 등장 또한 드문 편이다. 원작 만화나 애니메이션 시리즈에서 승패를 가르는 핵심 카드로 활약한 사례는 거의 없으며, 주로 초창기 듀얼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단역급 카드나 배경 요소로 언급되었다. 하지만 유희왕의 기초를 닦았던 초기 카드군 중 하나라는 점과, 이름에서 오는 강렬한 인상 덕분에 올드 유저들 사이에서는 게임의 역사를 대변하는 추억의 카드로 기억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