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보전이란 혼인의 성립 이후 그 법적·사회적 관계를 온전하게 유지하고 보호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단순한 부부 관계의 지속을 넘어, 혼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법적 권리와 의무, 그리고 가족 공동체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유무형의 조치들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한국의 법제도와 사회적 관습 내에서 혼인은 개인의 결합인 동시에 사회의 기본 단위인 가정을 형성하는 행위로 간주되므로, 이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보전의 노력이 중시된다.
법률적 측면에서의 혼인보전은 주로 가사소송법과 민법의 틀 안에서 이루어진다. 이혼 절차가 진행되기 전이나 진행 중인 상황에서 한쪽 배우자가 공동의 재산을 임의로 처분하는 것을 막기 위한 가압류나 가처분 등 재산보전처분이 대표적이다. 이는 추후 발생할 재산분할이나 위자료 청구권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법적 수단이다. 또한, 법원은 가사조정 제도를 통해 부부간의 갈등을 해결하고 혼인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실질적인 의미의 혼인보전을 지원하기도 한다.
역사적 관점에서 혼인보전은 가문의 혈통 유지와 사회 질서 확립의 수단으로 기능해 왔다. 과거 유교적 가치관이 지배하던 시기에는 혼인을 단순히 두 개인의 결합이 아닌 가문과 가문의 결합으로 보았기에, 개인의 의사보다는 가문의 명예와 존속을 위해 혼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시되었다. 당시의 제도적 장치들은 배우자 한쪽의 일방적인 축출을 제한하거나, 특정한 사유 없이는 혼인 관계를 해소할 수 없도록 규제함으로써 가부장적 질서 안에서의 형식적인 보전을 꾀하였다.
현대 사회에 이르러 혼인보전의 의미는 양적 유지에서 질적 보전으로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어떠한 희생을 치르더라도 혼인 상태를 유지하는 것에 방점을 두었다면, 오늘날에는 부부 개개인의 인권과 행복권이 존중되는 범위 내에서의 건강한 관계 유지를 지향한다. 따라서 법적 분쟁 시 약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자녀의 복리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방향으로 보전의 방식이 구체화되고 있다. 이는 혼인보전이 더 이상 국가나 가문에 의한 강제적 구속이 아닌, 구성원의 합의와 법적 안정성을 바탕으로 한 자발적 보호의 성격을 띠게 되었음을 보여준다.
종교적 영역에서도 혼인보전은 중요한 교리로 다루어진다. 특히 가톨릭교회법 등에서는 '혼인 유대 보전'의 원칙을 강조하며, 적법하게 성립된 혼인은 죽음 이외의 방법으로는 해소될 수 없음을 명시한다. 이러한 종교적 관점에서의 보전은 세속법과는 별개로 혼인의 신성함과 불가해소성을 강조하며, 신자들에게 혼인 서약을 지킬 의무를 부여함으로써 사회적으로 혼인 제도의 견고함을 유지하는 데 기여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