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신 그훈(G'huun)은 세계관 내에서 '인공적인 고대 신'으로 분류되는 독특한 존재다. 다른 고대 신들이 공허의 군주들에 의해 우주로 뿌려진 것과 달리, 그훈은 티탄들이 고대 신의 부패를 연구하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세운 실험 시설인 울디르에서 탄생했다. 티탄 감시자들은 고대 신의 정수를 추출하여 다양한 실험을 진행하던 중 예상치 못한 돌연변이 결과물인 그훈을 만들어냈고, 이를 파괴할 수 없음을 깨닫자 울디르 내부에 삼중 봉인을 설치하여 격리했다.
그훈은 존재 자체가 거대한 오염이자 질병의 근원이다. 그는 생명체를 부패시키고 기생하며, 자신의 피를 통해 추종자들을 타락시키는 특성을 지녔다. 나즈미르 지역의 혈족 트롤들은 그훈을 신으로 숭배하며 산 제물을 바치고 혈마법을 구사한다. 이들은 그훈의 부패를 퍼뜨려 잔달라 제국 전체를 위협했으며, 봉인이 약해진 틈을 타 그훈이 세상 밖으로 나와 아제로스 전체를 썩게 만들기를 갈구했다.
외형적으로 그훈은 거대한 기생충이나 벌레와 같은 형상을 하고 있다. 수많은 촉수와 입, 그리고 썩어가는 살덩이로 이루어진 그의 몸은 보는 것만으로도 공포와 혐오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는 단순히 파괴를 일삼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살아있는 존재를 자신의 일부로 흡수하여 썩어 문드러진 일체감 속에 가두려 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그는 '부패의 화신' 또는 '혈신'이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그훈의 힘은 물리적인 타격보다 생화학적이고 영적인 오염에 특화되어 있다. 그는 숙주의 몸속에서 번식하며 의지를 꺾고, 신체를 변형시켜 자신의 하수인으로 만든다. 울디르 내부의 실험실들은 오랜 세월 동안 그훈의 점액과 포자로 뒤덮였으며, 그를 감시하던 티탄의 하수인들조차 그 영향력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했다. 그는 봉인된 상태에서도 외부의 혈족 트롤들에게 계시를 내릴 정도로 강력한 정신적 지배력을 행사했다.
아제로스의 용사들이 울디르에 진입했을 때, 그훈은 이미 마지막 봉인마저 파괴하고 완전히 깨어나기 직전의 상태였다. 그는 자신을 구속하던 티탄의 장치들을 역이용하여 자신의 힘을 증폭시키려 했으나, 결국 아제로스의 연합군과 잔달라의 수호자들에 의해 소멸당한다. 비록 그훈은 사라졌으나 그가 나즈미르와 울디르에 남긴 혈마법의 흔적과 부패의 여파는 한동안 아제로스에 큰 상처로 남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