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조(玄祖)는 자신을 기준으로 5대조(五代祖)를 일컫는 칭호이다. 즉, 고조부(高祖父)의 아버지를 의미하며 가계의 계보에서 매우 먼 조상에 해당한다. 한자 '현(玄)'은 아득하다거나 깊고 검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어, 직접적인 기억이나 교류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먼 조상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유교적 전통 사회에서는 조상을 숭배하는 효의 가치를 중시하였으므로 현조를 비롯한 선조들의 대수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을 가문의 근간으로 여겼다.
가계의 수직적 구조에서 현조는 부, 조, 증조, 고조를 잇는 다섯 번째 조상이다. 자기를 1세로 하여 대수를 계산할 경우 현조는 6세가 되며, 현조와의 촌수는 6촌 관계에 해당한다. 현조의 아내는 현조비(玄祖妣)라고 부르며, 현조의 아버지는 내조(來祖), 그 위로는 곤조(昆祖), 잉조(仍祖), 운조(雲祖) 순으로 이어진다. 이처럼 세분화된 명칭은 동양의 전통적인 혈연 중심 사회에서 계보의 명확성을 유지하기 위해 발달하였다.
전통적인 제례 문화인 봉사(奉祀)의 범위에서 현조는 중요한 분기점이 된다. 한국의 일반적인 가택 제례인 기제사(忌祭祀)는 보통 고조부모까지의 4대를 대상으로 하는 '4대 봉사'가 원칙이다. 따라서 현조 이상의 조상은 집안에서 기일마다 지내는 기제사의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이 일반적이며, 대신 산소에서 지내는 시제(時祭)나 묘제(墓祭)를 통해 추모하게 된다. 이는 현조가 가문을 구성하는 직접적인 생활권의 기억에서 벗어나 문중 전체의 공동 선조로 예우받는 단계임을 의미한다.
현조와 대응하는 후손의 명칭은 현손(玄孫)이다. 현손은 증손의 아들이자 고손의 아래 항렬을 의미하며, 대개 5대손을 일컫는 표현으로 사용된다. 과거에는 조부나 증조부와 한집에 거주하며 직접적인 가르침을 받는 경우가 많았으나, 현조와 현손이 동시대에 생존하여 대면하는 경우는 인간의 생물학적 수명 한계로 인해 역사적으로 매우 드문 일이었다. 이로 인해 현조는 실질적인 인물보다는 가문의 역사와 정체성을 증명하는 족보상의 인물로서 주로 인식되었다.
현대 사회에 이르러 핵가족화가 진행되고 제례 문화가 간소화되면서 현조라는 칭호나 그 의미는 점차 희박해지고 있다. 대다수의 현대인은 고조부의 성함이나 묘소 위치조차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현조에 대한 인식은 더욱 낮아진 상태다. 그러나 성씨와 본관을 중요시하는 문중 문화 내에서는 여전히 가문의 뿌리를 확인하고 가통을 잇는 중요한 지표로 활용되며, 족보 편찬이나 전통적인 유교 의례 속에서 그 명칭이 계승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