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갤로퍼 SUT는 통상적으로 현대정공(이후 현대자동차)이 1998년부터 생산한 '갤로퍼 II 이노베이션'의 밴(Van) 모델 혹은 이를 기반으로 적재함을 개방형으로 개조한 차량을 포괄적으로 지칭하는 명칭이다. 엄밀한 의미에서 현대자동차가 갤로퍼 생산 당시 'SUT(Sports Utility Truck)'라는 공식 모델명을 부여하여 적재함이 외부로 노출된 픽업트럭을 대량 양산한 적은 없다. 그러나 갤로퍼 이노베이션 밴 모델은 화물차로 분류되는 법적 지위와 독특한 스타일링 덕분에 국산 SUT 시장의 수요를 선제적으로 흡수하고 그 가능성을 타진한 모델로 평가받는다.
디자인 측면에서 갤로퍼 II 이노베이션은 기존 갤로퍼의 보수적이고 각진 박스형 디자인에서 탈피하여 파격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미쓰비시의 고성능 모델인 파제로 에볼루션을 벤치마킹하여 곡선이 가미된 근육질의 오버 펜더, 일체형 범퍼, 두툼한 사이드 가니쉬, 그리고 후면 스포일러를 적용해 스포티한 외관을 완성했다. 숏바디(Short-body) 프레임을 기반으로 설계되어 차체가 짧고 기동성이 우수했으며, 이러한 독창적인 디자인은 후일 튜닝 시장에서 루프를 절단하여 픽업트럭 형태로 개조(커스텀)하는 데 있어 최적의 비율을 제공하는 요소가 되었다.
동력 계통은 당시 현대자동차의 주력 디젤 엔진이었던 2.5리터 4기통 터보 인터쿨러 엔진(D4BH)이 탑재되었다. 최고 출력 100마력 수준의 성능을 발휘했으며, 프레임 바디 구조의 견고함과 후륜 구동 기반의 파트타임 4륜 구동 시스템이 결합되어 탁월한 험로 주파 능력을 자랑했다. 서스펜션은 전륜 더블 위시본, 후륜 3링크 코일 스프링 방식을 채택하여 기존 판스프링 모델 대비 승차감을 개선하고자 했으나, 당시 디젤 엔진 기술의 한계로 인해 소음과 진동은 다소 큰 편이었다.
이 차량이 SUT의 범주에서 주로 논의되는 핵심적인 이유는 실용성과 경제성에 있다. 갤로퍼 이노베이션 밴 모델은 1열 시트 뒤쪽에 격벽을 설치하여 승객석과 화물칸을 물리적으로 분리한 2인승 화물차로 등록되었다. 이로 인해 승용 SUV 대비 현저히 낮은 연간 자동차세 혜택을 받을 수 있었으며, 이는 레저 활동이나 업무용으로 경제적인 차량을 찾던 소비자들에게 큰 장점으로 작용했다. 비록 적재함이 실내에 포함된 구조적 한계로 인해 적재 용량이나 편의성이 완벽한 픽업트럭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저렴한 유지비와 SUV의 스타일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
갤로퍼 시리즈는 강화되는 배기가스 규제와 모델 노후화, 그리고 테라칸 등 후속 모델의 등장으로 인해 2003년 단종되었다. 공식적인 국산 SUT의 계보는 이후 쌍용자동차의 무쏘 스포츠가 출시되며 본격화되었으나, 갤로퍼 이노베이션은 국산 숏바디 SUV의 상징적인 모델로 남았다. 단종 이후에는 올드카 리스토어 열풍과 함께 전문 업체나 개인에 의해 적재함을 외부로 노출시키는 튜닝이 활발히 이루어졌으며, 이러한 커스텀 모델들이 마니아들 사이에서 진정한 의미의 '갤로퍼 SUT'로 불리며 현대적 재해석이 이루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