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가델 박사

헤가델은 프로젝트 문(Project Moon)의 게임 《림버스 컴퍼니》에 등장하는 인물로, K사 기술연구소의 소장을 맡고 있는 고위 간부다. 그는 K사의 특이점인 '재생 앰플'과 관련된 기술적 관리 및 연구를 총괄하며, 기업의 이익과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 인물이다. 외형적으로는 단정한 정장 차림에 냉철하고 이성적인 분위기를 풍기며,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철저한 실무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준다.

작중 4장 '변하지 않는' 에피소드에서 주요 조연으로 등장하여 이야기의 흐름을 주도한다. 그는 과거 '구인회'의 멤버였던 동랑을 K사로 영입한 인물이며, 동랑이 가진 천재적인 재능을 기업의 성장을 위해 활용하도록 종용한다. 헤가델은 동랑의 과거 이력이나 인간적인 고뇌에는 큰 관심이 없으며, 오직 그가 산출해낼 수 있는 연구 결과와 기업에 미칠 긍정적인 영향에만 집중하는 공적인 태도를 고수한다.

헤가델은 K사의 특이점이 유지되는 잔혹한 원리인 '눈물 흘리는 눈'의 정체를 알고 있는 인물 중 하나다. 그는 더 효율적으로 눈물을 추출하기 위해 동랑에게 가혹한 연구 성과를 요구하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도덕적 결함이나 희생에 대해서는 일절 함구하거나 당연한 희생으로 치부한다. 이는 거대 기업 '날개'의 지도층이 지닌 비정함과 도구적 합리성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동랑과의 관계에서 헤가델은 단순한 상사를 넘어, 동랑이 자신의 과거를 완전히 버리고 K사의 부속품으로 거듭나도록 유도하는 시험관 같은 역할을 한다. 그는 동랑이 구인회 시절의 순수함을 버리고 비정한 현실에 순응할 때마다 이를 높게 평가하며, 최종적으로 동랑이 K사의 이사직에 오를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해준다. 헤가델은 자신의 목적을 위해 타인의 트라우마나 욕망을 이용하는 데 능숙한 정치적 수완가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헤가델은 도시라는 거대한 시스템 속에서 개인의 이상이 어떻게 자본과 권력에 의해 오염되고 변질되는지를 보여주는 인물이다. 그는 구인회의 해체 이후 뿔뿔이 흩어진 천재들이 현실의 벽에 부딪혀 어떻게 타락해가는지를 방관하고 촉진하는 관찰자이자 집행자로서의 위치를 점하고 있다. 그의 행보는 프로젝트 문 세계관 내에서 거대 기업이 개인의 가치를 어떻게 소모품으로 다루는지를 극명하게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