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The Hunters)는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인 스타크래프트의 기본 맵 중 하나이다. 정글 타일셋을 기반으로 제작되었으며 맵의 크기는 128x128이다. 스타크래프트 역사상 로스트 템플(Lost Temple)과 함께 가장 널리 플레이된 맵으로 꼽히며, 특히 대한민국에서는 PC방 문화의 태동기와 맞물려 '국민 맵'이라는 칭호를 얻을 정도로 절대적인 인기를 누렸다. 최대 8명의 플레이어가 동시에 게임을 즐길 수 있어 1:1 개인전보다는 3:3이나 4:4와 같은 다인전 팀플레이의 표준 규격으로 자리 잡았다.
맵의 지형적 구조는 매우 단순하면서도 직관적이다. 중앙의 넓은 개활지를 중심으로 11시, 12시, 1시, 3시, 5시, 6시, 7시, 9시 방향에 총 8개의 스타팅 포인트가 방사형으로 배치되어 있다. 각 본진에는 통상적으로 미네랄 9~10덩이와 베스핀 가스 1개가 주어지는데, 이는 일반적인 래더 맵에 비해 자원이 풍족한 편에 속한다. 본진 입구가 넓고 인접한 기지 간의 러시 거리가 가까워 초반부터 치열한 난전이 유도되며, 복잡한 언덕이나 전략적 요충지보다는 물량과 컨트롤 위주의 힘 싸움이 주를 이루는 전장이다.
전략적인 측면에서 헌터는 전통적으로 저그 종족에게 매우 유리한 맵으로 평가받는다. 개방된 지형은 저글링이나 뮤탈리스크 같은 기동성 높은 유닛이 활약하기 최적의 조건이며, 테란이나 프로토스가 입구를 좁혀 방어하는 심시티를 구축하기 까다롭기 때문이다. 또한 맵 전체에 추가 멀티를 가져갈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여, 플레이어는 필연적으로 중앙 힘 싸움에서 승리하여 상대방을 탈락시키고 그 자원의 터를 빼앗는 공격적인 운영을 강요받는다. 이러한 특성은 게임의 속도를 빠르게 하고 지루한 장기전을 방지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헌터 맵의 엄청난 인기는 다양한 파생 버전을 낳기도 했다. 자원의 양을 무한대로 늘리고 채취 효율을 극대화한 '빅 게임 헌터(Big Game Hunters)'가 서구권에서 유행했다면, 한국에서는 이를 더욱 변형하여 미네랄을 커맨드 센터(혹은 넥서스, 해처리) 바로 옆에 붙여 빠른 채취가 가능하게 한 '빠른 무한(빨무)'이 탄생했다. 이 '빨무'의 지형적 모태가 바로 헌터 맵이다. 공식 e스포츠 리그에서도 '신한은행 프로리그 2008' 등에서 밸런스를 조정한 헌터 맵이 공식 맵으로 채택되어 사용된 바 있다.
비록 현재의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래더 등급전에서는 투혼이나 서킷 브레이커 같은 밸런스형 맵에 밀려 주류 맵으로 사용되지 않지만, 헌터가 가진 상징성은 여전히 유효하다. 공방(공개 방)에서는 여전히 친구들과 가볍게 즐기는 팀플레이용 맵으로 애용되고 있으며, 스타크래프트를 깊게 파고들지 않았던 라이트 유저들에게는 스타크래프트 그 자체를 상징하는 맵으로 기억되고 있다. 헌터는 단순한 게임 맵을 넘어 한국의 e스포츠 및 게임 문화 형성 초기 단계를 증명하는 중요한 디지털 유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