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티인(Khanty)은 러시아 서시베리아의 한티-만시 자치구와 야말-네네츠 자치구, 톰스크주 일대에 거주하는 핀-우그르어족 계열의 원주민이다. 과거에는 타타르어로 '이방인'을 뜻하는 오스탸크(Ostyak)라고 불렸으나, 1930년대 이후 그들 스스로 '사람'을 의미하는 단어인 '한티'를 공식 명칭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언어적으로는 만시인(Mansi), 헝가리인(Magyar)과 함께 오브-우그르어파에 속하며, 지리적 인접성으로 인해 만시인과 함께 '오브-우그르인'으로 통칭되기도 한다.
이들의 전통적인 생업은 거주하는 자연환경에 따라 사냥, 낚시, 순록 유목으로 나뉜다. 북부 지역의 한티인은 툰드라 지대에서 네네츠인과 유사하게 대규모 순록 유목을 하며 이동 생활을 하는 반면, 동부와 남부의 한티인은 타이가 숲지대와 오브강 유역에 정착하거나 반유목 생활을 하며 수렵과 채집, 어로 활동에 더 큰 비중을 둔다. 주거 형태는 지역과 계절에 따라 자작나무 껍질이나 가죽으로 덮은 원추형 천막인 춤(Chum)을 짓거나, 통나무와 흙을 이용한 반지하 가옥을 사용하기도 했다.
한티인의 정신세계는 샤머니즘과 정령 숭배 사상을 기반으로 한다. 자연 만물에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으며, 특히 곰을 신성시하는 '곰 숭배' 문화가 매우 발달해 있다. 이들은 곰을 숲의 주인이자 최고의 신 누미-토룸(Numi-Torum)의 아들로 여기며, 곰을 사냥한 후에는 그 영혼을 위로하고 본래의 세계로 돌려보내는 성대한 의식인 '곰 축제'를 치른다. 16세기 이후 러시아의 동진 정책으로 인해 정교회가 전파되었으나, 많은 한티인은 기독교 교리와 전통 토속 신앙이 혼합된 이중적인 종교관을 유지해 왔다.
현대에 들어 한티인은 급격한 사회적 변화와 위기에 직면해 있다. 소비에트 연방 시절의 집단화 정책은 전통적인 사회 구조를 해체시켰으며, 특히 20세기 중반 이후 한티인의 거주지인 서시베리아 지역에서 대규모 석유 및 천연가스 개발이 이루어지면서 환경 파괴 문제가 심각해졌다. 유전 개발로 인한 강의 오염과 삼림 파괴는 어로와 순록 방목을 어렵게 만들어 전통적 생존 기반을 위협하고 있다. 현재 한티인은 러시아 정부로부터 소수 원주민으로서의 권리를 인정받고 고유 언어와 문화를 보존하려 노력하고 있으나, 러시아어의 보편화와 젊은 층의 도시 이주로 인해 전통 계승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