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진(Pidgin)은 다양한 프로토콜을 지원하는 오픈 소스 다중 플랫폼 인스턴트 메신저 클라이언트이다. 사용자가 하나의 인터페이스 내에서 서로 다른 여러 메신저 서비스의 계정에 동시에 접속하여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이 소프트웨어는 GNU 일반 공중 사용 허가서(GPL)에 따라 무료로 배포되며, 전 세계 개발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자유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로서 유지 및 보수되고 있다.
피진의 역사는 1998년 마크 스펜서(Mark Spencer)가 개발한 'Gaim(GTK+ AOL Instant Messenger)'에서 시작되었다. 초기에는 리눅스 환경에서 AOL 인스턴트 메신저(AIM)를 사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되었으나, 점차 야후! 메신저, MSN 메신저, ICQ 등 지원하는 네트워크 범위를 확장하며 대표적인 통합 메신저로 자리 잡았다. 이후 2007년, AOL과의 오랜 상표권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명칭을 현재의 '피진'으로 변경하였으며, 프로그램의 핵심 통신 기능을 담당하는 라이브러리는 '리브퍼플(libpurple)'이라는 이름으로 명명되었다.
기술적으로 피진은 리브퍼플 라이브러리를 기반으로 작동한다. 리브퍼플은 다양한 메신저 프로토콜의 복잡한 통신 방식을 표준화된 인터페이스로 처리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피진은 이를 사용자에게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프런트엔드 역할을 한다. 지원하는 주요 프로토콜로는 XMPP(Jabber), IRC, Bonjour, Gadu-Gadu 등이 있으며, 플러그인 시스템이 매우 활성화되어 있어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기능을 확장하거나 새로운 프로토콜을 추가하는 것이 용이하다.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 측면에서도 피진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 왔다. 기본적으로 광고가 포함되지 않은 깔끔한 환경을 제공하며, 시스템 자원 점유율이 낮아 저사양 컴퓨터에서도 원활하게 구동된다. 특히 'OTR(Off-the-Record) 메시징' 플러그인을 결합하면 대화 내용을 암호화하여 제3자의 도청을 방지할 수 있어, 높은 수준의 보안이 필요한 사용자들에게 유용한 도구로 활용되었다.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폐쇄적인 독자 프로토콜을 사용하는 모바일 메신저들이 시장을 주도함에 따라 과거에 비해 일반적인 사용 비중은 감소하였다. 하지만 여전히 IRC나 XMPP 기반의 소통이 활발한 개발자 커뮤니티나 특정 전문 분야에서는 필수적인 클라이언트로 평가받는다. 또한 피진의 기반이 되는 리브퍼플 라이브러리는 맥OS용 메신저인 아디움(Adium)을 비롯한 다른 여러 통신 소프트웨어의 근간이 됨으로써 오픈 소스 생태계의 발전에 기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