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닉스 길디(또는 길티)는 쿠루마다 마사미의 만화 및 애니메이션 작품인 《세인트 세이야》에 등장하는 인물이다. 주인공 중 한 명인 피닉스 잇키의 스승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작중에서는 ‘데스 퀸 아일랜드(죽음의 여왕 섬)’에서 잇키를 성투사로 키워낸 의문의 권법가로 묘사된다. 국내에서는 번역 과정에 따라 '길티' 또는 '길디'라는 명칭으로 혼용되어 알려져 있다.
길디는 항상 기괴한 가면을 쓰고 등장하며, 제자인 잇키에게 세상에 대한 증오를 심어주어 피닉스 성의(크로스)를 얻게 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잇키를 지옥과도 같은 환경에서 혹독하게 훈련시켰으며, 단순히 무술을 가르치는 것을 넘어 정신적으로 극한까지 몰아붙이는 잔인한 스승의 면모를 보였다. 이 과정에서 그는 잇키에게 "증오만이 너를 강하게 만든다"는 사상을 주입했다.
그의 정체와 본명에 대해서는 작중에서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 설정상 그는 성역(생츄어리)에서 추방된 성투사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가 쓰고 있는 가면은 데스 퀸 아일랜드에 봉인된 암흑 성투사들을 감시하고 통제하기 위해 교황이 내린 것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이 가면에는 착용자의 인격을 파괴하고 오로지 투쟁과 증오의 화신으로 만드는 강력한 정신 지배의 힘이 깃들어 있는 것으로 묘사된다.
길디의 최후는 제자인 잇키와의 결투를 통해 맞이하게 된다. 그는 잇키가 가장 아끼던 소녀인 에스메랄다를 죽게 함으로써 잇키의 분노를 폭발시켰고, 결국 분노로 각성한 잇키의 주먹에 목숨을 잃는다. 그는 죽기 직전 잇키에게 피닉스 성의를 얻을 자격을 갖추었음을 인정하며, 잇키가 진정한 피닉스의 성투사로 거듭나게 하는 비극적인 촉매제 역할을 완수했다.
피닉스 길디는 《세인트 세이야》 초반부에서 주인공 잇키의 고독하고 날카로운 캐릭터성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인물이다. 비록 그 방식은 매우 폭력적이고 비인도적이었으나, 결과적으로 불사신이라 불리는 피닉스의 전사를 탄생시켰다는 점에서 이야기의 전개상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조연으로 평가받는다. 그의 이름인 'Guilty(길티)'는 그의 죄스러운 운명과 역할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