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플로리아누스(Saint Florianus)는 로마 제국 시대의 군인이자 초기 기독교의 성인으로, 독일어권에서는 플로리안(Florian)으로 불린다. 그는 오스트리아를 중심으로 한 알프스(Alpen) 지역에서 가장 공경받는 성인 중 한 명이며, 특히 화재와 재난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는 수호성인으로 명성이 높다.
플로리아누스는 서기 250년경 로마의 노리쿰 주, 현재의 오스트리아 지역에서 태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로마 군대의 고위 장교로서 행정적 역량을 발휘했으나,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 치하에서 기독교 박해가 시작되자 자신의 신앙을 공개적으로 선포하였다. 그는 동료 기독교인들을 박해로부터 구제하려 노력하다 체포되었고, 신앙을 철회하라는 고문에도 굴하지 않고 304년에 엔스 강에 던져져 순교하였다.
알프스 산맥 일대의 문화권에서 플로리아누스의 존재감은 절대적이다. 오스트리아와 독일 바이에른 지역의 수많은 마을에서는 집 외벽에 물을 부어 불을 끄는 플로리아누스의 성화를 흔히 볼 수 있다. 이는 과거 목조 건물이 대다수였던 알프스 산간 마을에서 화재가 가장 큰 위협이었기 때문에, 그를 통해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던 민속적 신앙이 정착된 결과이다.
그의 유해가 안치된 성 플로리안 수도원은 오스트리아 알프스 인근 도시 린츠 근교에 위치하고 있으며, 유럽에서 가장 중요한 바로크 양식 건축물 중 하나로 꼽힌다. 이 수도원은 중세 이후 알프스 지역의 영적, 문화적 중심지 역할을 수행해 왔으며, 세계적인 음악가 안톤 브루크너가 생전 이곳의 오르간 연주자로 활동하며 수많은 명곡을 남긴 장소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플로리아누스는 현대에 이르러서도 소방관들의 수호자로 여겨지며, '플로리안의 날'인 5월 4일에는 유럽 전역의 소방서에서 다양한 기념행사가 열린다. 또한 알프스 지역의 전통 축제나 의례에서도 그의 이름은 빠지지 않고 등장하며, 이는 특정 종교의 범주를 넘어 지역 공동체의 결속과 안전을 상징하는 문화적 아이콘으로 계승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