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운(스타크래프트)'은 2000년대 초중반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RTS 게임 《스타크래프트》의 배틀넷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유즈맵(Use Map Settings)이다. 마영성의 홍콩 무협 만화이자 동명의 영화인 《풍운(風雲)》의 세계관과 스토리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장르는 여러 플레이어가 협동하여 적을 물리치고 스토리를 진행하는 롤플레잉(RPG) 형태를 띠고 있으며, 당시 한국의 스타크래프트 유즈맵 커뮤니티에서 무협 RPG 장르의 대중화를 이끈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이 맵은 원작의 주요 등장인물인 섭풍과 보경운, 그리고 이들의 스승이자 숙적인 웅패 등을 스타크래프트의 영웅 유닛으로 구현했다. 제작자는 스타크래프트의 기본 에디터가 가진 한계 속에서도 유닛의 이름, 체력, 공격력 등을 세밀하게 조정하여 무협 세계관의 특성을 살려냈다. 예를 들어 근접 공격을 하는 질럿이나 다크 템플러 같은 프로토스 유닛들이 검이나 권법을 사용하는 무협 캐릭터로 묘사되었으며, 마법 유닛들의 기술은 화려한 무공으로 치환되어 플레이어들에게 높은 몰입감을 제공했다.
게임의 진행은 플레이어들이 각자 하나의 핵심 캐릭터(영웅)를 선택하여 조종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플레이어는 맵 곳곳에 배치된 적의 무리를 처치하며 성장하고, 특정 구역에 도달하여 이벤트를 발생시키거나 강력한 보스 몬스터를 쓰러뜨려야 한다. 특정 장소(비콘)로 시민(Civilian) 유닛이나 프로브 등을 이동시켜 마법이나 필살기를 사용하는 직관적인 스킬 트리거 시스템은 당시 유저들에게 큰 호평을 받았다. 후반부로 갈수록 적의 체력과 물량이 급증하고 보스의 패턴이 까다로워지기 때문에 플레이어 간의 철저한 진영 유지와 협동이 필수적으로 요구되었다.
'풍운'은 단일 맵으로 끝나지 않고 유저들의 지속적인 플레이와 맵 에디터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다양한 시리즈와 변형 버전으로 파생되었다. 스토리의 흐름을 따라가는 오리지널 버전부터 시작해, 난이도를 극도로 높인 하드코어 버전, 후속 스토리를 다룬 시리즈물, 그리고 다른 유저가 밸런스와 시스템을 개량한 리메이크 버전 등이 배틀넷 공방을 통해 활발하게 공유되었다. 특히 EUD(Extended Unit Death) 기술이 유즈맵에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훨씬 이전 세대의 맵임에도 불구하고, 순수 트리거(Trigger)만을 활용하여 복잡한 스토리 연출과 보스전을 구현해 낸 것은 당시 맵 메이커들의 뛰어난 기획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스타크래프트 유즈맵 역사에서 '풍운'이 가지는 의의는 단순히 인기가 많았던 맵을 넘어, 유명 IP를 활용한 2차 창작 스토리 RPG의 성공적인 뼈대를 완성했다는 데 있다. 이 맵의 기록적인 흥행 이후 배틀넷에는 《의천도룡기》, 《영웅문》 등 다양한 동양 무협 세계관을 차용한 유사 RPG 유즈맵들이 쏟아져 나오며 하나의 장르를 형성했다. 출시 후 오랜 시간이 지난 현재도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환경에서 종종 플레이되며, 올드 게이머들에게는 2000년대 배틀넷 유즈맵 전성기의 추억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고전 명작으로 굳건히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