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늑대와 흰 사슴: 원조비사'는 일본의 게임 개발사 코에이가 제작한 역사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1992년 PC-9801용으로 처음 발매되었으며, 코에이의 ‘역사 시뮬레이션 시리즈’ 중 하나인 ‘푸른 늑대와 흰 사슴’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에 해당한다. 게임의 부제인 ‘원조비사(元朝秘史)’는 몽골 제국의 기원을 기록한 역사서인 『몽골비사』의 다른 이름에서 유래했다. 이 게임은 12세기 말부터 13세기에 걸쳐 유라시아 대륙을 정복한 칭기즈 칸과 그 주변 인물들의 연대기를 다루고 있다.
게임의 구성은 크게 몽골 고원의 통일을 다루는 시나리오와 세계 정복을 목표로 하는 시나리오로 나뉜다. 플레이어는 테무진(칭기즈 칸)뿐만 아니라 영국의 리처드 1세, 프랑스의 필리프 2세, 일본의 미나모토노 요리토모 등 동시대의 다양한 군주를 선택하여 플레이할 수 있다. 턴제로 진행되는 게임 방식 속에서 내정을 통해 국력을 기르고, 군대를 편성하여 영토를 확장하는 것이 핵심이다. 각 문화권에 따른 고유 병종과 기후에 따른 생산량 변화 등이 전략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이 작품의 가장 독창적인 특징은 ‘오르도(Ordo)’ 시스템이다. 이는 군주가 왕비와 교류하여 후계자를 얻는 시스템으로, 대를 이어 제국을 통치해야 하는 게임의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 군주가 사망했을 때 적절한 후계자가 없으면 국가가 멸망하며 게임이 종료되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영토 확장뿐만 아니라 왕실의 번영과 후계 교육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러한 요소는 단순히 전쟁만을 반복하는 다른 시뮬레이션 게임과 차별화되는 원조비사만의 고유한 재미를 제공한다.
원조비사는 방대한 세계관과 시대적 고증을 바탕으로 당시 유라시아 대륙의 국제 정세를 효과적으로 재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시아, 유럽, 중동, 아프리카 일부를 아우르는 광활한 맵을 제공하며, 각 지역의 문화적 특색을 시각적, 청각적 요소로 표현하였다. 도스(DOS), 패밀리 컴퓨터, 슈퍼 패미컴, 메가 드라이브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이식되어 전 세계적으로 보급되었으며, 한국에서도 정식 발매되어 큰 인기를 끌었다. 비록 시리즈의 후속작인 ‘칭기즈 칸 4’ 이후 신작 소식이 끊겼으나, 여전히 고전 게임 팬들 사이에서 코에이의 전성기를 상징하는 명작 중 하나로 손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