퐁어(Pongee)는 견섬유의 일종으로, 본래 야생 누에고치에서 얻은 야생잠사(Tussah silk)를 사용하여 평직으로 짠 직물을 의미한다. 이 명칭은 '본래의 섬유'라는 뜻을 지닌 중국어 '본지(本地, běndì)'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전통적으로 중국에서 생산되던 거친 질감의 견직물을 지칭했다. 초기에는 가내수공업을 통해 생산되었으나, 특유의 자연스러운 질감이 주목받으며 세계적인 의류 소재로 자리 잡았다.
퐁어의 가장 두드러진 외형적 특징은 표면에 나타나는 불규칙한 마디(Slub)이다. 정제 과정을 거치지 않은 실이나 굵기가 일정하지 않은 실을 그대로 사용하여 제직하기 때문에, 원단 표면에 미세한 혹이나 가로 방향의 줄무늬 같은 요철이 형성된다. 이는 매끄럽고 광택이 강한 일반적인 견직물과는 대조되는 소박하고 자연스러운 미감을 선사하며, 빛을 분산시켜 은은한 광택을 내는 효과를 준다.
기능적인 측면에서 퐁어는 가볍고 통기성이 뛰어나면서도 조직이 견고하여 내구성이 좋다. 실크 특유의 부드러운 촉감을 유지하면서도 일반적인 견직물에 비해 구김이 덜 가고 형태 안정성이 높은 편이다. 이러한 장점 덕분에 여름철 의류 소재로 각광받았으며, 땀을 잘 흡수하고 빨리 건조되는 특성이 있어 쾌적한 착용감을 제공한다. 본래는 천연 야생잠사의 색상인 갈색이나 황갈색이 주를 이루었으나, 현대에는 염색 기술의 발달로 다양한 색상 구현이 가능하다.
현대 산업에서 퐁어는 의류뿐만 아니라 인테리어와 소품 등 폭넓은 분야에서 활용된다. 고급 셔츠, 드레스, 블라우스는 물론이고 가벼운 코트나 정장의 소재로도 쓰이며, 커튼이나 쿠션 커버와 같은 실내 장식용 원단으로도 인기가 높다. 또한 순수한 실크 퐁어 외에도 면이나 폴리에스테르 등 합성 섬유를 사용하여 퐁어 특유의 질감을 재현한 혼방 직물들이 개발되어 실용적인 안감이나 기능성 의류 제작에 널리 쓰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