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타(peta)는 국제단위계(SI)에서 10의 15제곱($10^{15}$)을 나타내는 접두어다. 기호는 대문자 P를 사용하며, 1975년 제15차 국제도량형총회(CGPM)에서 공식적으로 채택되었다. 이 명칭은 그리스어로 숫자 5를 의미하는 'pente'에서 유래되었는데, 이는 1,000의 5제곱($1,000^5$)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착안한 것이다.
수치상으로 페타는 1,000조를 의미한다. 이는 바로 아래 단계인 테라(tera, $10^{12}$)보다 1,000배 큰 단위이며, 상위 단계인 엑사(exa, $10^{18}$)보다는 1,000배 작은 단위에 해당한다. 일상적인 물리량에서는 흔히 쓰이지 않는 거대한 수치이지만, 현대 과학 기술과 정보 통신 분야에서는 그 활용 범위가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정보기술(IT) 분야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사례는 데이터 용량을 나타내는 페타바이트(PB)다. 1페타바이트는 약 1,024테라바이트(TB) 또는 1,000테라바이트에 해당하며, 이는 고화질 영화 수십만 편을 저장할 수 있는 막대한 분량이다. 대규모 포털 사이트의 검색 엔진 데이터베이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사용자 콘텐츠, 국가적 규모의 빅데이터 관리 시스템 등에서 데이터의 총량을 측정할 때 필수적인 단위로 활용된다.
컴퓨팅 성능을 측정하는 지표인 플롭스(FLOPS)에서도 페타 단위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초당 1,000조 번의 부동소수점 연산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1페타플롭스(PFLOPS)'라고 부르며, 이는 전 세계 슈퍼컴퓨터의 성능을 평가하는 주요 지표로 쓰인다. 기상 예측, 신약 개발, 핵융합 시뮬레이션 등 천문학적인 계산량이 요구되는 연구 분야에서 페타플롭스급 연산 능력은 국가적 과학 기술 경쟁력을 상징한다.
물리학 및 에너지 분야에서는 에너지의 양이나 출력 등을 나타낼 때 페타줄(PJ)이나 페타와트(PW) 단위를 사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전 세계의 연간 에너지 소비량을 집계하거나, 초강력 레이저의 순간적인 출력을 측정할 때 이 접두어가 적용된다. 인류가 생성하는 데이터와 통제하는 에너지의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과거에는 생소했던 페타 단위는 현대 기술 문명을 기술하는 보편적인 척도로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