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디난드 마르코스(Ferdinand Marcos, 1917년 9월 11일 ~ 1989년 9월 28일)는 필리핀의 정치가이자 군사 독재자로, 1965년부터 1986년까지 필리핀의 대통령을 역임했다. 마르코스는 필리핀 루손섬의 일리로코 지역 출신으로, 1939년 필리핀 대학교에서 법학을 공부하였고,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필리핀 육군에서 복무했다.

마르코스는 1965년 필리핀의 제10대 대통령으로 선출되었고, 1969년에는 재선에 성공하여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였다. 그의 대통령 재임 중 경제 발전과 인프라 건설을 추진했으나, 부패와 권력 남용이 심각해지고 사회적 불만이 쌓이게 되었다. 1972년, 마르코스는 마르샬라를 선포하며 국가의 비상 사태를 선언하고, 정치적 반대 세력을 탄압했다. 이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체포되고 인권 침해 사건이 발생하였으며, 마르코스의 통치는 사실상 군사 독재로 변모하였다.

마르코스 대통령 하에 필리핀은 경제 성장을 경험하였으나, 그 이면에는 부채 증가와 불평등 심화가 있었다. 1983년, 하원 의원이자 반정부 인사였던 베니그노 아키노 주니어가 마르코스 정권에 의해 암살됨으로써 국민의 반발이 극대화되었고, 이 사건은 필리핀 내 정치적 긴장을 더욱 높였다.

1986년, 마르코스는 엘리자베스 협약(‘EDSA 혁명’, 혹은 ‘피플 파워 혁명’)에 의해 대규모 시위가 일어난 후, 대통령직에서 퇴임하게 되었고, 필리핀을 떠나 하와이로 망명하였다. 마르코스는 이후에도 자신의 권력을 회복하려는 시도를 하였으나, 최종적으로 그의 정치적 경력은 1989년 하와이에서 세상을 떴을 때 끝이 났다.

마르코스 정권은 필리핀 역사에서 복잡한 유산을 남겼으며, 그의 장기 통치 기간 동안의 정책과 행동은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있다. 마르코스가 남긴 부채와 부패 문제는 필리핀 사회와 정치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고, 이후 필리핀의 민주화 과정에서도 중요한 기점으로 여겨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