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밀(per mil)은 전체 수량을 1,000으로 보았을 때 해당 성분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단위로, 기호는 ‰을 사용한다. 한국어로는 '천분율(千分率)'이라고 부른다. 라틴어에서 'per'는 '~마다'를 의미하고 'mille'은 '천'을 의미하여, 단어 그대로 '천 개당'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이는 백을 기준으로 삼는 백분율(%)보다 더 세밀한 비율을 표현하고자 할 때 주로 사용된다.
수학적 관계에서 1퍼밀은 0.1%와 같으며, 10퍼밀이 모여 1%를 형성한다. 또한 더 미세한 단위인 ppm(parts per million)과 비교했을 때 1퍼밀은 1,000ppm에 해당한다. 백분율로 표기했을 때 소수점 자리가 너무 길어져 가독성이 떨어지거나 수치 파악이 어려운 경우, 퍼밀을 사용함으로써 정수 위주의 직관적인 수치로 환산하여 표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퍼밀이 가장 대중적으로 사용되는 분야 중 하나는 해양학이다. 바닷물의 염분 농도를 측정할 때 주로 이 단위를 사용하며, 전 세계 해수의 평균 염분은 약 35‰로 알려져 있다. 이는 해수 1,000g(1kg)에 약 35g의 염류가 녹아 있음을 의미한다. 만약 이를 백분율로 나타내면 3.5%가 되는데, 미세한 염분 변화를 다루는 연구에서는 퍼밀 단위가 데이터의 변별력을 높이는 데 훨씬 유리하다.
철도나 도로의 기울기를 나타내는 구배(勾配) 표시에도 퍼밀이 활용된다. 수평 거리 1,000m를 이동했을 때 수직으로 몇 m를 상승하거나 하강했는지를 나타내는 척도다. 예를 들어, 도로 표지판에 10‰이라고 적혀 있다면 이는 1km를 전진하는 동안 높이가 10m 변화함을 뜻한다. 철도의 경우 일반 도로보다 경사에 훨씬 민감하기 때문에 퍼센트보다 정밀한 퍼밀 단위를 사용하여 선로의 기울기를 설계하고 관리한다.
인구 통계 분야에서도 퍼밀은 중요한 지표로 쓰인다. 인구 1,000명당 발생하는 출생아 수인 조출생률이나 사망자 수인 조사망률 등을 산출할 때 퍼밀을 적용한다. 이는 전체 인구 대비 발생하는 사건의 비율이 낮아 백분율로 표시하면 수치가 너무 작아지는 현상을 방지하고, 통계 자료의 가독성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다. 또한 일부 국가에서는 혈중알코올농도의 법적 기준을 퍼밀로 표기하여 단속과 처벌의 근거로 삼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