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장은 싸움에서 진 장수나 지도자를 일컫는 말이다. 한자로는 敗(질 패)와 將(장수 장)을 쓴다. 이는 단순히 군사적인 충돌에서 패배한 지휘관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 사회에 이르러서는 선거에서 낙선한 정치인이나 경기에서 패배한 스포츠 감독 등 승패가 명확히 갈리는 분야에서 진 쪽의 우두머리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용어로도 널리 사용된다.
역사적으로 패장에게는 매우 엄중한 책임이 뒤따랐다. 동양의 전통적인 군사 문화에서 장수는 국가의 명운을 짊어진 존재였으므로, 전투의 패배는 곧 국가의 손실이자 가문의 수치로 여겨졌다. 이에 따라 패장은 스스로 목숨을 끊어 책임을 지거나, 적군에 포로로 잡히는 수모를 겪기보다 장렬한 전사를 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만약 살아남아 돌아오더라도 처형당하거나 유배되는 등 가혹한 처벌을 면하기 어려웠다.
패장과 관련된 대표적인 격언으로 ‘패군지장 불어병법(敗軍之將 不語兵法)’이 있다. 이는 ‘패배한 군대의 장수는 병법을 논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사기(史記)》의 〈회음후열전〉에서 유래했다. 한나라의 한신에게 사로잡힌 조나라의 책사 이좌거가 한 말에서 비롯되었으며, 결과로 자신의 역량을 증명하지 못한 자는 그 과정이나 전략이 아무리 훌륭했더라도 변명할 자격이 없다는 냉혹한 승부의 세계를 상징한다.
현대에 이르러 패장에 대한 시각은 과거에 비해 다소 유연해졌다. 단 한 번의 패배로 인격 전체를 부정하기보다는, 패배의 원인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재기를 도모하는 과정이 중시되기도 한다. 특히 스포츠 경기에서는 패배를 인정하고 승자를 축하하는 스포츠맨십이 강조되면서 ‘아름다운 패자’라는 표현이 사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여전히 결과 중심의 경쟁 사회에서 패장이 짊어져야 할 심리적 압박과 책임론은 강력하게 작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