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는 한 명의 소리꾼이 고수의 북장단에 맞추어 서사적인 이야기를 노래(소리), 말(아니리), 몸짓(발림)을 섞어가며 연행하는 한국의 전통 민속악이다. 조선 후기 숙종 무렵에 발생하여 민중들 사이에서 널리 유행하기 시작했으며, 전라도 지방의 무속 음악이나 서사 무가에서 기원한 것으로 추정된다. 판소리라는 명칭은 여러 사람이 모인 '판'에서 부르는 '소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판소리의 구성 요소는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가락을 붙여 부르는 노래인 '소리'이고, 둘째는 대화나 상황 설명을 말로 하는 '아니리'이며, 셋째는 부채를 들고 극적인 동작을 취하는 '발림'이다. 여기에 고수가 북을 치며 흥을 돋우는 '추임새'가 더해져 완결된 공연 형태를 갖춘다. 고수의 역할은 단순히 박자를 맞추는 것에 그치지 않고, 추임새를 통해 소리꾼과 관객 사이의 교감을 이끌어내는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판소리에 사용되는 장단은 이야기의 전개 속도나 감정 상태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한다. 가장 느린 '진양조'부터 '중모리', '중중모리', '자진모리', '휘모리' 순으로 빨라지며, 평화로운 대목이나 슬픈 대목, 긴박한 상황 등에 맞춰 적절한 장단을 선택한다. 또한 소리꾼은 각 인물의 목소리를 다르게 표현하거나 풍부한 성량을 통해 극의 몰입도를 높이며, 이는 장시간의 고된 수련을 필요로 하는 고도의 예술적 기량이 요구되는 작업이다.
판소리의 마당은 본래 12마당으로 전해졌으나, 현재는 '춘향가', '심청가', '흥보가', '수궁가', '적벽가'의 다섯 마당만이 전승되고 있다. 각 마당은 충, 효, 열, 우애 등 유교적 가치관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당시 민중들의 애환과 해학, 사회 비판적 시각을 담고 있어 문학적 가치가 매우 높다. 신재효는 구전되던 판소리 사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판소리 이론을 정립하는 데 큰 기여를 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판소리는 그 독창성과 예술성을 인정받아 1964년 대한민국의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또한 2003년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되면서 세계적으로 보존 가치가 있는 문화유산임을 입증하였다. 오늘날 판소리는 전통적인 형태를 유지하는 동시에 창극이나 현대 음악과의 협업 등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되며 한국인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예술 장르로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