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니르

파니르는 남아시아 지역, 특히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지에서 널리 사용되는 신선한 비숙성 치즈다. 소젖이나 물소 젖을 원료로 하며, 숙성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맛이 담백하고 질감이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인 치즈와 달리 열을 가해도 녹지 않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각종 요리의 재료로 활용될 때 본래의 형태를 유지하는 독특한 특성을 지닌다.

제조 과정은 비교적 단순하며 별도의 발효 과정이나 응고 효소인 레닛(rennet)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우유를 가열하여 끓기 직전의 상태에서 레몬즙, 식초, 유청 등 산성 물질을 첨가하면 단백질이 응고되면서 커드(curd)가 형성된다. 이 커드를 면보에 걸러 액체인 유청을 분리한 뒤, 무거운 물건으로 눌러 수분을 제거하고 단단하게 굳히면 파니르가 완성된다. 이러한 제조 방식 덕분에 가정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다.

인도 요리에서 파니르는 채식주의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다. 고기를 대신하여 커리나 볶음 요리에 자주 사용되며, 대표적인 요리로는 시금치를 으깨 만든 '팔락 파니르(Palak Paneer)', 토마토와 버터 소스를 곁들인 '파니르 버터 마살라(Paneer Butter Masala)', 완두콩과 함께 조리한 '마타르 파니르(Mattar Paneer)' 등이 있다. 또한 꼬치에 끼워 화덕에 굽는 '파니르 틱카(Paneer Tikka)'와 같은 구이 요리로도 인기가 높다.

영양학적으로는 고단백, 고칼슘 식품에 해당하며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탄수화물 함량이 낮아 당뇨 환자나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에게도 적합한 식재료로 평가받는다. 특히 종교적인 이유로 육식을 금하는 힌두교 문화권에서는 육류를 대체하는 핵심적인 식재료로서 문화적, 영양학적 가치가 매우 높다.

파니르는 외형과 질감이 두부와 흡사하여 '인도식 두부'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콩이 아닌 유제품이기 때문에 훨씬 고소하고 진한 풍미를 지닌다. 신선 치즈의 특성상 보관 기간이 길지 않으므로 가급적 빨리 소비하는 것이 좋으며, 요리하기 직전에 따뜻한 물에 담가두면 더욱 부드러운 식감을 얻을 수 있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남아시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건강한 채식 식재료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