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넨카 킥(Panenka kick)은 축구의 페널티 킥이나 승부차기 상황에서 공의 아랫부분을 가볍게 차올려 골대 중앙으로 느리게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뜨리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1976년 유럽 축구 선수권 대회(UEFA Euro 1976) 결승전에서 체코슬로바키아의 안토닌 파넨카(Antonín Panenka)가 처음 선보이며 그의 이름이 붙여졌다. 당시 서독과의 승부차기에서 마지막 키커로 나선 파넨카는 전설적인 골키퍼 제프 마이어를 상대로 이 과감한 슛을 성공시켜 팀의 우승을 확정 지었다.
기술의 핵심은 골키퍼와의 치열한 심리전에 있다. 일반적으로 페널티 킥 상황에서 골키퍼는 공의 방향을 예측하여 골대 좌우 중 한 곳으로 몸을 날린다. 파넨카 킥은 골키퍼가 공을 막기 위해 한쪽으로 몸을 던질 것이라는 가정을 전제로, 골키퍼가 비워둔 골대 중앙으로 공을 가볍게 찍어 차는 방식이다. 강력한 힘을 실어 차는 일반적인 슛과 달리 공의 속도가 매우 느리기 때문에, 만약 골키퍼가 제자리에 서 있을 경우에는 아주 쉽게 막힐 수 있다는 치명적인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 기술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고도의 침착함과 대담함이 요구된다. 만약 골키퍼를 속이지 못하고 정면으로 공이 잡힐 경우, 키커는 팀의 득점 기회를 허무하게 날리는 것은 물론 팬과 언론의 거센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 이 때문에 파넨카 킥은 키커의 강한 심장과 자신감을 상징하는 기술로 여겨지며, 중요한 경기에서 이 슛을 시도하는 것 자체가 상대 팀의 기를 꺾고 심리적인 우위를 점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축구 역사상 여러 스타 플레이어들이 결정적인 순간에 파넨카 킥을 시도해 큰 화제를 모았다. 지네딘 지단은 2006년 독일 월드컵 결승전이라는 압박감이 극심한 무대에서 이탈리아의 잔루이지 부폰을 상대로 파넨카 킥을 성공시켰다. 또한 안드레아 피를로는 유로 2012 8강전 잉글랜드와의 승부차기에서 조 하트 골키퍼를 무력화시키는 파넨카 킥을 선보여 경기 흐름을 완전히 가져왔다. 이외에도 프란체스코 토티, 세르히오 라모스, 리오넬 메시 등 기술적으로 뛰어난 선수들이 이를 즐겨 사용했다.
현대 축구에서 파넨카 킥은 단순한 깜짝 쇼를 넘어 하나의 전술적 선택지로 자리 잡았다. 데이터 분석의 발달로 골키퍼들이 키커의 킥 방향 데이터를 미리 학습하지만, 파넨카 킥은 그 데이터를 역이용하여 골키퍼의 허를 찌르는 유효한 전략이 된다. 다만 최근에는 골키퍼들이 마지막 순간까지 키커의 발동작을 주시하며 파넨카 킥에 대비하는 경우가 늘어남에 따라, 키커들에게는 더욱 정교한 속임수 동작과 고도의 기술적 완성도가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