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그래스(Tallgrass)는 북미 중앙 평원 지대의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발달한 초원 생태계를 일컫는다. 과거 이 생태계는 캐나다 남부에서 텍사스 중부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펼쳐져 있었으며, 강수량이 비교적 풍부한 지역에서 형성되었다. 톨그래스 프레리는 서쪽의 쇼트그래스(Shortgrass) 지역과 동부의 활엽수림 지대 사이의 전이 지대에 위치하며, 비옥한 토양과 적절한 기후 조건 덕분에 매우 독특한 식물 생태계를 유지해 왔다.
이 생태계의 가장 큰 특징은 이름 그대로 높게 자라는 화본과 식물들이 우점한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식물로는 '빅 블루스템(Big Bluestem)', '인디언그래스(Indiangrass)', '스위치그래스(Switchgrass)' 등이 있으며, 이들은 성장기 동안 높이가 1.5미터에서 3미터에 달할 정도로 거대하게 자란다. 이러한 식물들은 지상부뿐만 아니라 지하로도 매우 깊고 복잡한 뿌리 체계를 형성하여 가뭄과 화재에 견디며, 토양 내 유기물 함량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톨그래스 프레리의 유지와 갱신에는 주기적인 화재가 필수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자연적인 낙뢰나 인위적인 관리에 의한 화재는 초원을 덮고 있는 마른 풀을 태워 없애고 목본 식물의 침입을 막으며, 재를 통해 영양분을 토양으로 환원시킨다. 또한, 톨그래스 지역의 토양은 '몰리솔(Mollisols)'이라 불리는 매우 비옥한 흑색 토양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수천 년 동안 죽은 풀의 뿌리가 분해되고 퇴적되어 형성된 것으로, 세계적으로도 농업적 가치가 가장 높은 토양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이곳은 다양한 야생동물의 서식지로서 생물 다양성이 매우 높다. 과거에는 거대한 아메리카들소(Bison) 무리가 이 초원을 이동하며 풀을 뜯었으며, 이는 식물 군집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또한 프레리닭, 뿔종다리와 같은 조류와 수많은 종류의 나비, 벌 등의 곤충이 이 생태계에 의존하며 살아가고 있다. 초원의 복잡한 식생 구조는 다양한 생물들에게 풍부한 먹이와 안전한 은신처를 제공한다.
현재 톨그래스 프레리는 북미에서 가장 심각하게 훼손된 생태계 중 하나로 꼽힌다. 토양이 매우 비옥한 탓에 원형의 대부분이 옥수수나 콩을 재배하는 농경지로 개간되었으며, 원래 면적의 약 4% 미만만이 남은 것으로 추정된다. 캔자스주의 플린트 힐스(Flint Hills) 지역은 지표면에 암석이 많아 경작이 어려웠던 덕분에 톨그래스 프레리가 대규모로 보존된 대표적인 장소로 남아 있다. 최근에는 국립공원 관리청과 여러 보전 단체를 중심으로 남은 초원을 보호하고 생태계를 복원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