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겐 테트리스(Tengen Tetris)는 1989년 아타리 게임즈의 자회사인 텐겐이 패밀리 컴퓨터(NES)용으로 출시한 퍼즐 게임이다. 이 게임은 당시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던 알렉세이 파지노프의 '테트리스'를 가정용 콘솔로 이식한 작품 중 하나였다. 발매 당시 뛰어난 게임 완성도와 풍부한 기능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으나, 게임 역사상 가장 유명한 법적 분쟁 중 하나인 저작권 소송에 휘말리며 단기간에 시장에서 사라진 비운의 게임으로 기록되어 있다.
텐겐 테트리스의 탄생과 몰락은 복잡한 라이선스 계약 문제에서 비롯되었다. 아타리 게임즈는 영국의 미러소프트를 통해 테트리스의 가정용 게임기 권리를 획득했다고 믿고 텐겐을 통해 제품을 출시했다. 그러나 테트리스의 원작권을 관리하던 소련의 엘로그(ELORG)는 해당 권리가 유효하지 않다고 판단했으며, 닌텐도와 독점적인 가정용 콘솔 및 휴대용 게임기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닌텐도는 텐겐을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닌텐도의 독점적 권리를 인정하며 텐겐의 패배를 선언했다.
법원의 판결 결과에 따라 텐겐은 이미 시중에 유통된 수십만 개의 게임 팩을 전량 회수하고 폐기해야 했다. 텐겐 테트리스는 시장에 출시된 지 불과 몇 주 만에 판매가 중단되었으며, 대부분의 재고가 파괴되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으로 인해 텐겐 테트리스는 오늘날 고전 게임 수집가들 사이에서 매우 희귀하고 가치 있는 수집품으로 평가받는다. 닌텐도가 정식으로 발매한 테트리스보다 현저히 적은 수량만이 잔존해 있어 중고 시장에서 고가에 거래되는 경우가 많다.
게임의 품질 측면에서 텐겐 테트리스는 닌텐도의 공식 버전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닌텐도 버전이 1인 플레이만을 지원했던 것과 달리, 텐겐 버전은 2인 대전 모드와 협동 모드를 포함하고 있었다. 또한 더 다채로운 배경음악 선택지와 세밀한 그래픽 연출을 제공하여 사용자 경험 면에서 앞서 있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이처럼 뛰어난 완성도를 갖추었음에도 법적 결함으로 인해 정식 판매가 금지되었다는 점은 게임 역사에서 큰 화젯거리로 남아 있다.
텐겐 테트리스 사건은 게임 산업 전반에 걸쳐 지적 재산권 관리와 독점 라이선스 계약의 중요성을 각인시킨 상징적인 사례가 되었다. 닌텐도는 이 사건을 통해 테트리스라는 강력한 콘텐츠를 독점함으로써 자사의 하드웨어인 게임보이와 패밀리 컴퓨터의 보급을 가속화할 수 있었다. 비록 텐겐의 버전은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었으나, 그 특유의 게임성과 법적 공방에 얽힌 뒷이야기는 여전히 많은 게이머와 전문가들에게 회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