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봉(泰封)은 10세기 초반 신라 말기에 후삼국을 통일한 왕건과 관련된 왕국이다. 원래는 궁예에 의해 세워진 후고구려(後高句麗)라는 나라이며, 901년에 궁예가 자신을 왕으로 선언하고 나라를 세웠다.
후고구려는 904년에 '마진(摩震)'으로 국호를 바꾸었고, 911년에 '태봉'으로 다시 국호를 변경했다. 태봉의 수도는 송악(오늘날의 개성)이었다. 국호는 '태봉'이었으나 사람들 사이에 후고구려라는 명칭도 병용되었다.
궁예 치하의 태봉은 강력한 군사력과 궁예의 엄격한 통치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으며, 지방 호족들과의 갈등을 겪으면서도 세력을 확장해갔다. 그러나 궁예의 독재적 통치와 잦은 폭정으로 내부 반란이 일어났고, 918년에 궁예의 부하였던 왕건이 궁예를 축출하고 새로운 왕조인 고려를 세우면서 태봉은 막을 내리게 되었다.
이후 왕건은 고려 왕조를 세워 936년에 후삼국을 통일했으며, 고려는 이후 한반도 전역을 통치하는 왕국이 되었다. 태봉은 한국 역사에서 후삼국 시대의 한 축을 이룬 중요한 왕국으로 기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