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막(彈幕)은 본래 군사 용어로, 아군을 보호하거나 적의 진격을 저지하기 위해 특정 지역에 집중적으로 쏟아붓는 포화의 장막을 의미한다. 하지만 현대 게임 산업과 서브컬처 영역에서는 주로 슈팅 게임(STG)에서 화면을 가득 채울 정도로 촘촘하게 발사되는 투사체들의 군집을 지칭하는 용어로 널리 쓰인다. 탄막은 단순히 많은 수의 총알이 날아오는 것을 넘어, 특정한 기하학적 문양이나 예술적인 형태를 띠며 플레이어의 이동 경로를 극도로 제한하는 시각적 압박감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탄막 슈팅 게임의 기틀은 1990년대 초반 일본의 게임 제작사 케이브(CAVE)와 라이징(Raizing) 등에 의해 정립되었다. 기존의 슈팅 게임들이 빠른 탄속과 적의 정확한 조준 사격에 의존했다면, 탄막 슈팅 게임은 탄속을 상대적으로 늦추는 대신 화면을 뒤덮는 압도적인 물량의 탄을 배치하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1995년에 출시된 '돈파치(DonPachi)' 시리즈는 이러한 탄막 개념을 대중화시킨 선구적인 작품으로 평가받으며, 이후 '도돈파치' 등의 후속작을 통해 탄막 슈팅이라는 장르가 확고히 자리 잡게 되었다.
탄막 게임의 핵심 설계는 '히트박스(Hitbox)'라 불리는 피격 판정의 극소화에 있다. 화면 전체가 탄으로 가득 차더라도 플레이어 캐릭터의 실제 피격 범위는 중심부의 아주 작은 점 하나로 설정되어 있어, 플레이어는 탄 사이의 미세한 틈새를 정교하게 파고드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러한 디자인은 단순히 반응 속도를 테스트하는 수준을 넘어, 탄의 궤적을 읽고 안전한 구역을 찾아내는 동선 설계 능력을 요구한다. 또한 적의 탄에 근접했을 때 점수를 얻거나 특수 게이지를 채우는 '그레이즈(Graze)' 시스템 등을 통해 위험을 감수하는 플레이에 보상을 제공하기도 한다.
2000년대 들어 탄막은 '동방 프로젝트(Touhou Project)'와 같은 인디 게임의 성공을 통해 서브컬처 전반으로 확산되었다. 특히 동방 프로젝트는 탄막을 단순한 공격 수단이 아닌 캐릭터의 능력이나 성격을 나타내는 미학적 표현 도구로 승화시켰으며, 이는 '탄막놀이'라는 고유의 문화적 용어를 탄생시켰다. 오늘날 탄막 요소는 정통 슈팅 게임에만 국한되지 않고 로그라이크, 액션 RPG, 어드벤처 등 다양한 장르와 결합하고 있다. 보스전의 패턴을 화려하게 장식하거나 게임의 난이도를 조절하는 시각적 장치로서 탄막은 현대 게임 디자인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취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