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키온(Tachyon)은 빛의 속도보다 빠르게 이동한다고 가정된 가상의 입자다. 1967년 미국의 물리학자 제럴드 파인버그(Gerald Feinberg)가 자신의 논문에서 처음 제안했으며, 그 명칭은 '빠르다'는 의미를 가진 그리스어 '타키스(tachys)'에서 유래했다. 현대 물리학의 근간인 특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일반적인 물질은 빛의 속도에 도달하거나 이를 초과할 수 없으나, 타키온은 처음부터 빛보다 빠른 상태로 존재한다는 설정을 통해 이론적 모순을 회피한다.
타키온의 물리적 특성은 우리가 흔히 아는 일반 입자인 '타디온(tardyon)'과 정반대의 양상을 보인다. 특수 상대성 이론의 수식에 따라 타키온이 빛보다 빠르기 위해서는 그 정지 질량이 허수(imaginary number) 값을 가져야만 한다. 또한 일반적인 입자는 에너지를 얻을수록 속도가 빨라지지만, 타키온은 에너지를 잃을수록 속도가 무한대에 가까워지며 반대로 에너지가 커질수록 속도가 줄어들어 빛의 속도에 근접하게 된다. 그러나 타키온 역시 빛의 속도라는 장벽을 통과할 수 없으므로 결코 빛보다 느려질 수는 없다.
타키온의 존재는 물리학의 중요한 원칙 중 하나인 인과율(causality)에 심각한 문제를 제기한다. 상대성 이론의 관측 체계 내에서 빛보다 빠른 신호 전달은 정보를 과거로 보내는 것과 같은 효과를 발생시킨다. 이를 '타키온 반전화기(tachyonic antitelephone)' 역설이라고 하며, 만약 타키온이 존재하여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면 결과가 원인보다 먼저 일어나는 현상이 가능해져 현대 과학의 논리 구조가 무너진다. 이 때문에 많은 물리학자는 타키온이 실제 입자로 존재할 가능성을 낮게 평가한다.
현재까지 타키온의 존재를 입증하는 실험적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현대 물리학의 양자장론이나 끈 이론에서 타키온이라는 용어가 등장하기도 하지만, 이는 실제 입자라기보다 물리적 시스템의 불안정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다. 타키온 장이 존재한다는 것은 해당 진공 상태가 안정적이지 않아 더 낮은 에너지 상태로 붕괴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이를 '타키온 응축'이라 부른다. 따라서 타키온은 실제 관측 대상이라기보다는 물리 이론의 한계를 탐구하고 시스템의 안정성을 분석하기 위한 이론적 도구로서의 성격이 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