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버 가문은 이사야마 하지메의 만화 《진격의 거인》에 등장하는 에르디아인의 귀족 가문이다. 마레 제국 내에서 유일하게 거인의 힘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탄압받지 않고 명문가로서의 지위를 유지하는 특수한 위치에 있다. 이들은 아홉 거인 중 하나인 '전퇴의 거인'을 대대로 계승해 왔으며, 마레의 실질적인 통치자이자 국제 사회에서 마레의 입지를 대변하는 외교적 창구 역할을 수행한다.
가문의 역사는 약 100년 전 거인 대전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에르디아 제국의 내분 속에서 타이버 가문은 145대 왕 칼 프리츠와 결탁하여 제국을 멸망시키는 데 일조했다. 이들은 가상의 영웅 '헤로스'를 내세워 마레인이 에르디아를 몰아낸 것처럼 역사를 조작했으며, 스스로는 마레를 구원한 일족이라는 명분을 얻어 정치적 안정을 보장받았다. 이후 프리츠 왕이 파라디 섬으로 물러나 부전의 조약을 맺는 과정에서 타이버 가문은 대륙에 남아 감시자이자 중재자의 역할을 맡게 되었다.
타이버 가문은 수용소에 갇혀 지내는 일반 에르디아인들과 달리 호화로운 저택에서 풍요로운 생활을 영위한다. 마레 정부조차 이들의 결정에 간섭하지 못할 정도로 막강한 권력을 지니고 있으며, 전 세계의 귀족 및 정계 인사들과 긴밀한 유대 관계를 맺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오랜 시간 동안 정치에 직접 관여하지 않고 방관자적인 태도를 취해 왔으며, 마레가 군국주의로 치닫으며 타국을 침략하는 과정에서도 묵인으로 일관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가문이 보유한 '전퇴의 거인'은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져 왔다. 역대 계승자가 누구인지는 가문 내부에서도 극소수만이 알고 있었으며, 이는 외부의 탈취 시도로부터 거인의 힘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다. 전퇴의 거인은 경질화 능력을 자유자재로 다루어 무기를 형상화하거나 본체를 수정체 안에 숨긴 채 원격으로 조종하는 강력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 작중 시점에서의 계승자는 가문의 수장인 빌리 타이버의 여동생이었으며, 그녀는 타이버 가문의 명예와 책임을 짊어진 최후의 수호자 역할을 했다.
가문의 마지막 당주인 빌리 타이버는 마레와 에르디아인이 처한 국제적 고립과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스스로를 미끼로 삼는 극단적인 계획을 실행한다. 그는 수용구 레벨리오에서 열린 축제에서 과거의 조작된 역사를 전 세계에 폭로하고, 파라디 섬의 에렌 예거를 공공의 적이라 선언하며 선전포고를 감행했다. 이 과정에서 에렌 예거의 습격으로 빌리 타이버와 전퇴의 거인 계승자가 모두 사망하고, 거인의 힘마저 탈취당하면서 타이버 가문은 사실상 멸문의 길을 걷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