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게이 크라비노프(Sergei Kravinoff), 통칭 '크레이븐 더 헌터'는 마블 코믹스의 세계관에서 활동하는 상징적인 빌런 중 한 명이다. 1964년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제15호에서 처음 등장하였으며, 작가 스탠 리와 아티스트 스티브 딧코에 의해 창조되었다. 그는 러시아 귀족 출신의 사냥꾼으로, 전 세계의 온갖 맹수를 사냥하며 명성을 쌓은 뒤 자신의 위대함을 최종적으로 증명하기 위해 초인적인 존재인 스파이더맨을 사냥감으로 점찍었다.
크레이븐은 다른 빌런들과 차별화되는 자신만의 독특한 철학을 지니고 있다. 그는 총기류와 같은 현대적인 화기보다는 자신의 신체 능력과 칼, 창, 덫 등 전통적인 사냥 도구를 사용하는 것을 선호한다. 사냥감에 대한 예우와 정정당당한 대결을 중요시하는 그는 스파이더맨을 단순히 제거해야 할 적이 아니라, 자신이 정복해야 할 가장 가치 있는 표적으로 간주한다. 이러한 성격은 그를 단순한 악당을 넘어 입체적이고 고결한 전사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한다.
그의 초인적인 능력은 아프리카의 신비로운 약초에서 추출한 세럼을 지속적으로 복용함으로써 유지된다. 이 약물은 그에게 일반적인 인간을 훨씬 초월하는 근력, 민첩성, 내구력 및 반사 신경을 부여한다. 또한 노화 속도를 늦추고 오감을 고도로 발달시켜 아주 미세한 흔적만으로도 사냥감을 추적할 수 있게 만든다. 그는 단순히 힘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동물의 습성을 완벽히 이해하고 이를 전투에 활용하는 전략적 지략가이기도 하다.
크레이븐의 서사 중 가장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평가받는 것은 '크레이븐의 마지막 사냥(Kraven's Last Hunt)'이다. 이 에피소드에서 그는 스파이더맨을 제압하여 생매장한 뒤, 스파이더맨의 복장을 입고 영웅 활동을 함으로써 자신이 스파이더맨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 결국 자신의 목표를 달성했다고 판단한 그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충격적인 결말을 맞이했으나, 이후 코믹스 내에서 부활하거나 그의 자손들이 그의 명성을 잇는 등 마블 유니버스 내에서 끊임없는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그는 스파이더맨의 숙적 집단인 '시니스터 식스'의 창립 멤버로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며, 각종 애니메이션과 비디오 게임, 실사 영화 등 다양한 매체에서 주요 인물로 다루어지고 있다. 크레이븐은 인간의 원초적인 정복욕과 집착, 그리고 사냥꾼으로서의 자부심을 상징하는 캐릭터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