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노 치구사(久野千草)는 타카미 코슌의 소설 『배틀로얄』 및 이를 원작으로 하는 만화와 영화에 등장하는 가공의 인물이다. 카가와현 에코시립 시로이와 중학교 3학년 B반에 재학 중인 여학생으로, 국가가 주도하는 살인 게임인 '프로그램'에 강제로 투입된 희생자 중 한 명이다. 출석 번호는 여자 7번이며, 작중에서 수려한 외모와 강인한 정신력을 지닌 인물로 묘사된다.
캐릭터의 성격은 매우 독립적이고 자존심이 강하다. 교내 육상부 소속으로 활동하며 뛰어난 운동 신경을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달리기 실력이 출중하다. 평소 주변 남학생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는 인기인이었으나, 본인은 타인과의 관계에 냉소적이고 무관심한 태도를 견지하는 편이다. 자신에게 비정상적으로 집착하는 이들에게는 혐오감을 감추지 않는 단호한 일면도 가지고 있다.
프로그램이 시작된 후 쿠노 치구사는 누군가와 팀을 이루지 않고 단독으로 행동하며 생존을 도모한다. 지급받은 무기는 잭나이프(소설 및 만화) 혹은 얼음 송곳(영화)으로, 이를 활용해 자신을 습격해 오는 인물들에게 맞서 싸운다. 극한의 공포 속에서도 비굴하게 생명을 구걸하기보다 자신의 품위와 정체성을 지키려 노력하는 모습이 특징적이다.
그녀의 최후는 작품 내에서 가장 비극적인 장면 중 하나로 꼽힌다. 평소 그녀에게 비뚤어진 집착을 품고 있던 동급생 니와 카즈미와 조우하여 공격을 받게 되며, 치명상을 입은 상태에서 소꿉친구인 스기무라 히로키를 만난다. 그녀는 히로키의 품 안에서 죽음을 맞이하며,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가치관을 관철하는 대사를 남긴다.
영화판에서는 배우 쿠리야마 치아키가 배역을 맡아 연기했다. 노란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달리는 모습과 날카로운 액션 장면은 대중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으며, 이는 쿠리야마 치아키가 이후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 『킬 빌』에 캐스팅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쿠노 치구사는 시스템의 폭력에 저항하며 개인의 존엄을 지키려 한 상징적인 캐릭터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