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트는 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British American Tobacco, BAT)가 소유하고 생산하는 세계적인 담배 브랜드이다. 1952년 미국의 로릴라드(Lorillard) 담배 회사에 의해 처음 출시되었으며, 당시 회사의 사장이었던 허버트 켄트(Herbert Kent)의 이름을 따서 명칭이 붙여졌다. 출시 초기 켄트는 필터를 장착한 담배가 드물었던 시장 상황에서 필터 담배의 대중화를 이끈 선구적인 브랜드로 평가받았다.
1950년대 초반 켄트는 '마이크로나이트(Micronite)' 필터를 도입하며 건강에 덜 해롭다는 마케팅을 펼쳐 큰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당시 이 필터에 사용된 재료 중 하나가 청석면(Crocidolite asbestos)이었다는 사실이 훗날 밝혀지며 큰 논란을 빚었다. 석면 성분은 1952년부터 1956년까지 제조된 제품에 포함되었으며, 이후 건강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자 제조사는 석면을 포함하지 않는 필터로 교체하였다.
켄트는 미국 시장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유통되는 브랜드로 성장하였다. 특히 루마니아를 비롯한 동유럽 지역과 남미, 아시아 시장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1970년대와 80년대 루마니아 등 일부 국가에서는 켄트 담배가 공식 화폐 대신 뇌물이나 물물교환의 수단으로 쓰일 만큼 높은 가치를 지닌 기호품으로 대접받기도 했다. 현재 미국 내 판권은 레이놀즈 아메리칸이, 해외 시장 판권은 BAT가 보유하고 있다.
기술적 혁신 측면에서 켄트는 담배 필터 내부에 향료 캡슐을 삽입하여 사용자가 원할 때 터뜨려 맛을 바꿀 수 있는 '캡슐형 담배' 시장을 선도했다. 대표적으로 '켄트 컨버터블(Kent Convertibles)'과 같은 제품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으며, 이후 다양한 브랜드가 이 방식을 도입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슬림형 제품인 '켄트 에스 시리즈(Kent S-Series)' 등 시대적 흐름에 맞춘 다양한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선보였다.
브랜드 디자인은 주로 파란색, 흰색, 은색을 활용하여 깔끔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강조하는 것이 특징이다. 현대에 들어서 켄트는 일반 연초 담배뿐만 아니라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인 '글로(glo)' 전용 스틱 브랜드로도 확장되며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있다. 켄트는 여전히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며 글로벌 담배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