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잔(Kezan)은 워크래프트 세계관에 등장하는 남해에 위치한 열대 섬이다. 이 섬은 아제로스의 동부 왕국과 칼림도어 사이에 자리 잡고 있으며, 고블린 종족의 고향이자 문명의 중심지로 알려져 있다. 케잔은 풍부한 자원과 전략적 위치 덕분에 무역과 산업의 핵심지로 성장해 왔으며, 섬의 지하에 건설된 거대 도시인 언더마인(Undermine)은 고블린 상업 제국의 실질적인 수도 역할을 수행한다.
본래 케잔은 잔달라 트롤들이 지배하던 영토였으며, 당시 고블린들은 트롤들의 노예로서 카자마이트(Kaja'mite) 광석을 채굴하는 강제 노동에 동원되었다. 그러나 카자마이트 광석에서 방출되는 신비로운 기운이 고블린들의 지능을 폭발적으로 향상시켰고, 고도의 지적 능력을 갖추게 된 고블린들은 연금술과 공학 기술을 발전시켜 반란을 일으켰다. 결국 고블린들은 트롤들을 몰아내고 섬의 주도권을 장악하여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기계 문명과 자본주의 체제를 구축하기에 이르렀다.
케잔의 사회 체제는 철저하게 이익과 자본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다. 섬은 여러 무역 연합체인 카르텔에 의해 분할 통치되며, 각 카르텔의 수장인 무역 왕자(Trade Prince)들이 막강한 권력을 행사한다. 이들은 이익을 얻기 위해서라면 진영을 가리지 않고 거래를 시도하며, 각종 기계 장치, 용병 서비스, 자원 수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전개한다. 이 중 빌지워터 카르텔은 케잔 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세력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대격변 시기, 데스윙의 귀환으로 인해 케잔의 거대 화산인 카자로 산(Mount Kajaro)이 폭발하면서 섬은 궤멸적인 타격을 입었다. 이 재앙으로 인해 지표면의 도시와 시설들은 용암과 화산재에 휩싸였으며, 빌지워터 카르텔을 비롯한 수많은 고블린은 생존을 위해 섬을 탈출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탈출한 고블린 세력은 호드와 동맹을 맺게 되었으며, 현재 케잔의 상당 부분은 폐허가 되었거나 화산 활동으로 인해 접근이 어려운 상태가 되었다.
케잔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내에서 고블린 플레이어의 시작 지역으로 등장하여 특유의 유쾌하면서도 탐욕스러운 문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확장팩 '격전의 아제로스'에서는 던전 '왕다지 광산'을 통해 섬의 일부 구역이 다시 조명되기도 했다. 케잔은 아제로스에서 기술적 진보와 자본의 힘, 그리고 환경 파괴라는 상반된 요소를 동시에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장소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