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네모는 프랑스의 작가 쥘 베른의 공상 과학 소설 《해저 2만리》와 《신비의 섬》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이다. 그는 가상의 최첨단 잠수함인 노틸러스호의 설계자이자 지휘관으로, 바닷속을 자유롭게 항해하며 육지 세계와 단절된 삶을 살아가는 신비로운 인물이다. '네모(Nemo)'라는 이름은 라틴어로 '아무도 없다(No one)'라는 뜻을 지니고 있으며, 이는 사회적 신분과 과거를 완전히 버리고 익명으로 살아가는 그의 정체성을 상징한다.
그의 정체는 《해저 2만리》에서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으나, 후속작인 《신비의 섬》에서 인도의 왕자였던 '다카르 왕자'임이 드러난다. 그는 과거 인도 독립 운동에 투신하여 영국 제국주의에 저항했으나, 가족과 동료를 모두 잃고 패배하는 비극을 겪었다. 이러한 상처는 그로 하여금 인류 문명과 단절하고 바다로 은둔하게 만들었으며, 동시에 억압받는 민중들을 남몰래 돕거나 제국주의 세력에 복수하는 이중적인 면모를 갖게 하는 배경이 되었다.
네모 선장은 당대 과학 기술을 훨씬 앞지르는 지식을 보유한 천재적인 과학자이자 공학자이다. 그는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노틸러스호를 직접 설계하고 건조하였으며, 바다의 자원만을 활용하여 식량과 에너지를 얻는 완벽한 자급자족 체계를 구축하였다. 그에게 바다는 단순히 도피처가 아니라 자유와 평화의 공간이며, 지상의 국가들이 간섭할 수 없는 무한한 지식의 보고였다. 그는 노틸러스호 내부에 방대한 서적과 예술품, 수집한 해양 생물 표본들을 보관하며 자신만의 독자적인 세계를 영위하였다.
성격 면에서 네모 선장은 매우 복합적이고 입체적인 인물로 묘사된다. 그는 냉철하고 단호한 지도자이면서도 예술과 학문을 깊이 사랑하는 지적인 면모를 지니고 있다. 자신의 평화를 방해하는 적대적 군함에는 무자비한 공격을 가하는 파괴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가난한 진주 조개잡이를 돕거나 억압받는 자들을 위해 보물을 기부하는 인도주의적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모순된 태도는 그를 단순한 영웅이나 악당이 아닌, 문명에 환멸을 느끼고 고뇌하는 근대적 인간상으로 각인시켰다.
그의 최후는 《신비의 섬》에서 자세히 다루어진다. 나이가 들어 죽음을 앞둔 네모 선장은 링컨 섬에 조난당한 이들을 은밀히 돕다가, 마침내 자신의 정체를 밝히고 노틸러스호와 함께 바다 아래로 침몰하며 생을 마감한다. 네모 선장은 과학적 상상력과 제국주의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결합된 캐릭터로서, 후대 문학뿐만 아니라 영화,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매체에서 변주되며 과학 문명과 인간의 자유에 대한 상징적인 인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