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록맨 에그제 시리즈)

캐시(Cache)는 캡콤의 액션 RPG 게임 《록맨 에그제 시리즈》의 모바일 전용 타이틀인 《록맨 에그제 팬텀 오브 네트워크》에 등장하는 최종 보스이자 사건의 흑막이다. 이름의 유래는 컴퓨터의 임시 기억 공간을 의미하는 '캐시(Cache)'에서 따왔다. 본래는 일반적인 넷 내비게이터나 바이러스가 아닌, 과거 인터넷 여명기에 네트워크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만들어진 관리 및 백업용 프로그램이었다.

프로그램은 네트워크의 창시자인 히카리 타다시에 의해 개발되었다. 초기 인터넷 환경에서 데이터의 과부하를 막고 통신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 캐시는 네트워크상에서 발생하는 찌꺼기 데이터나 버려진 데이터를 임시로 저장하고 처리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오랜 시간 동안 네트워크의 구석에 방치된 채 방대한 양의 불필요한 데이터와 그 속에 깃든 인간의 악의, 원망 등의 부정적인 감정까지 함께 흡수하고 축적하게 되었다. 그 결과 캐시는 점차 본래의 목적을 상실하고 뒤틀린 자아를 갖춘 파괴적인 존재로 변질되고 말았다.

《팬텀 오브 네트워크》의 작중 스토리에서 캐시는 현실 세계와 전뇌 세계를 모두 자신의 데이터로 삼아 집어삼키려는 야욕을 드러낸다. 캐시는 자신이 축적해 온 방대한 과거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전에 록맨에게 패배하고 삭제되었던 강력한 보스들을 '팬텀 내비'라는 복제 형태로 부활시킨다. 이들을 수족처럼 조종해 전뇌 세계 곳곳에서 심각한 네트워크 이변을 일으키며, 종국에는 네트워크 전체를 붕괴시키고 모든 것을 무(無)로 되돌려 자신의 일부로 동화시키고자 했다.

최종 보스전에서 마주하는 캐시는 록맨의 크기를 아득히 초과하는 거대하고 기괴한 형태를 띠고 있으며, 데이터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능력을 전투에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전투 시에는 자신이 저장한 과거의 바이러스나 적의 공격 패턴을 소환하여 공격하고, 시스템 자체에 간섭하는 강력한 전용기를 구사하여 록맨을 압박한다. 하지만 결국 히카리 넷토와 록맨의 오퍼레이션에 의해 코어 데이터가 파괴되면서 캐시는 완전히 소멸하게 되며, 그가 야기했던 전뇌 세계의 위협도 막을 내리게 된다.

캐시는 시리즈의 세계관 내에서 히카리 타다시의 초기 발명품이라는 중요한 설정과 전뇌 세계를 멸망시킬 뻔한 거대한 스케일을 지닌 보스이다. 하지만 등장 작품이 과거 일본 내수용 피처폰 모바일 게임인 《팬텀 오브 네트워크》에만 국한되어 있어, 본가 넘버링 타이틀의 보스들에 비해 팬들 사이에서의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더욱이 해당 모바일 게임의 서비스가 종료되었고 훗날 발매된 《록맨 에그제 어드밴스드 컬렉션》 등에도 이식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 유저들이 게임 내에서 캐시의 모습을 직접 확인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