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자키 시로는 특촬물 《가면라이더 류키》의 핵심 인물이자 극 중 발생하는 모든 사건의 설계자다. 그는 미러 월드를 발견하고 연구한 천재적인 과학자이자 칸자키 유이의 친오빠로, 여동생을 살리겠다는 일념 하나로 13명의 가면라이더가 서로 죽고 죽이는 '라이더 배틀'을 개최한 장본인이다. 어린 시절 부모의 학대와 사고로 인해 여동생 유이가 사망하자, 그는 미러 월드의 존재와 거래하여 유이의 생명을 미러 월드 안에서 연장시켰다. 그러나 이 생명은 유이가 20세가 되는 날 소멸할 운명이었기에, 시로는 이를 막기 위해 잔혹한 게임을 시작하게 된다.
그가 개최한 라이더 배틀은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단 한 명의 소원을 들어준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추악한 진실이 숨겨져 있다. 배틀의 진정한 목적은 라이더들이 서로를 쓰러뜨리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강력한 생명 에너지를 하나로 모아 유이에게 새로운 생명을 부여하는 '새로운 생명의 창조'다. 시로는 배틀이 자신의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거나 유이의 신변에 변화가 생기면 '타임 벤트'를 사용하여 시간을 반복해서 되돌리는 등,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냉혹함을 보여준다.
칸자키 시로는 이미 육신을 잃고 미러 월드에 존재하는 사념체와 같은 존재로 묘사된다. 그는 미러 월드를 자유자재로 통제하며 미러 몬스터를 생성하거나 계약을 중재할 수 있는 권능을 지녔다. 작중에서 그는 스스로 가면라이더로 변신하여 전면에 나서지 않으나, 자신의 대리인인 '가면라이더 오딘'을 내세워 배틀의 균형을 조절한다. 오딘은 시로의 의지에 따라 움직이는 꼭두각시와 같으며, 압도적인 힘으로 배틀의 규칙을 어기려는 자들을 숙청하거나 배틀의 진행을 강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의 행보는 동생에 대한 뒤틀린 애정에서 비롯된 집착의 산물이다. 시로는 유이의 생존만을 유일한 절대 선으로 규정하며, 그 과정에서 희생되는 무고한 시민들이나 라이더들의 목숨에는 일절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이러한 독선적인 태도는 주인공 키도 신지의 신념과 정면으로 충돌하며 작품 전체의 철학적 갈등을 심화시킨다. 그는 신적인 권능을 휘두르며 운명을 통제하려 들지만, 결국 인간의 의지와 동생의 진심이라는 변수를 완전히 통제하지는 못한다.
이야기의 결말에서 칸자키 시로는 유이가 타인의 희생으로 연장되는 생명을 거부하고 스스로 사라지는 길을 택하자 극심한 절망에 빠진다. 유이의 진심 어린 설득과 자신의 행위가 결코 유이를 행복하게 만들 수 없음을 깨달은 그는 결국 모든 것을 포기한다. 그는 마지막으로 시간을 되돌려 미러 월드와 라이더 배틀의 비극이 존재하지 않는 평화로운 세계를 재구성하고 사라진다. 칸자키 시로는 악역이면서도 여동생을 구원하고자 했던 비운의 오빠라는 입체적인 면모를 지니며, 가면라이더 시리즈 역사상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흑막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