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세 료는 1974년 11월 9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에서 태어난 배우다. 그는 섬세하면서도 절제된 연기력으로 일본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인정받는 연기파 배우로 꼽힌다. 어린 시절 아버지를 따라 미국 워싱턴주에서 약 7년간 거주한 경험이 있어 영어에 능통하며, 이는 이후 그가 국제적인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데 중요한 밑바탕이 되었다. 주오 대학 재학 시절 연극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으며, 졸업 후 배우가 되기 위해 극단에 입단하며 본격적인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2000년 이시이 소고 감독의 영화 '고조'로 데뷔한 그는 초기에는 주로 독립 영화와 예술 영화에서 조연으로 활동하며 실력을 쌓았다. 그러던 중 2007년 수오 마사유키 감독의 영화 '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에서 억울하게 치한으로 몰린 주인공 가네코 테페이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이 작품을 통해 그는 블루리본상, 키네마 준보 베스트 텐 등 일본 내 주요 영화상의 남우주연상을 휩쓸며 대중과 평단의 주목을 동시에 받는 주연급 배우로 발돋움했다.
그의 연기 경력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세계적인 거장 감독들과의 잦은 협업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 구스 반 산트 감독의 '레스트리스',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사랑에 빠진 것처럼' 등 해외 감독들의 작품에 잇따라 출연하며 글로벌한 인지도를 쌓았다. 특히 한국의 홍상수 감독과는 영화 '자유의 언덕'을 통해 인연을 맺었다. 이 작품에서 그는 헤어진 연인을 찾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 모리 역을 맡아 특유의 담백하고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였다.
카세 료는 인위적인 과장이나 화려한 기교보다는 일상적인 현실감을 극대화하는 연기 스타일을 지향한다. 인물 속에 완전히 녹아들어 본인의 색깔을 지우는 이른바 '투명한 배우'라는 평가를 받으며, 평범한 소시민부터 속을 알 수 없는 기괴한 인물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소화한다. 대중적인 인기에 영합하기보다 작품의 예술성과 완성도를 우선시하는 필모그래피를 구축해왔으며, 드라마 'SPEC' 시리즈와 같은 상업적인 성공작에서도 자신만의 독특한 캐릭터 해석력을 입증했다.
최근까지도 그는 일본 국내외를 넘나들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18년에는 소속사에서 독립하여 독자적인 활동 기반을 마련했으며, 상업 영화와 독립 영화의 경계를 두지 않고 도전적인 역할을 지속적으로 선택하고 있다. 단순히 연기자에 머물지 않고 영화라는 매체 자체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진지하게 작품에 접근하는 그의 태도는 동료 배우들과 감독들에게 깊은 신뢰를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