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가 번(加賀藩)은 에도 시대 일본의 번 중 하나로, 현재의 이시카와현에 위치한 지역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다. 카가 번은 에도 시대 초기인 1600년,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가신이었던 마에다 토시이에에 의해 창립되었다. 마에다 토시이에는 전투에서의 공로로 현재의 카가 지역을 포함한 넓은 영지를 부여받았으며, 그의 후손들이 지속적으로 카가 번을 통치했다.
카가 번의 중심지는 금산(兼六園)과 같은 아름다운 정원으로 유명한 가나자와 성이었다. 가나자와 성은 그 당시의 번주들이 거주하며 정치적, 군사적 기반으로 삼은 곳이기도 하다. 카가 번의 통치는 상업과 문화의 발전을 크게 이끌어냈으며, 특히 금속 세공과 직물 산업이 번성했다. 이러한 산업들은 카가 지역 특유의 문화적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기여했다.
카가 번은 문화적으로도 매우 풍부했다. 특히, "카가의 4마당"이라고 불리는 전통 예술 및 공예가 유명했으며, 이는 후에 일본 전통문화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카가 유리와 카가 도자기와 같은 특산품은 높은 품질로 인정받아 일본 전역에서 인기를 끌었다. 또한, 카가 번은 문학과 예술의 발전을 장려하여 많은 예술가와 문인들이 이 지역에서 활동했다.
카가 번은 19세기 중반 메이지 유신을 맞이하면서 뒤바뀌게 된다. 이 시기에 명치 정부의 개혁이 진행되면서 많은 번들이 존재 이유를 잃게 되었고, 카가 번도 예외는 아니었다. 1868년 카가 번은 공식적으로 해체되었고, 그 영토는 현대 일본의 행정 구역인 이시카와현으로 편입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카가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재정립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현재에도 카가 번의 유산은 많은 이들에게 기억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