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 5월 22일 칠레 남부 발디비아 인근에서 발생한 칠레 대지진은 인류가 계측기로 지진을 관측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강력한 규모를 기록한 지진이다. 모먼트 규모(Mw) 9.5에 달하는 이 거대 지진은 '발디비아 대지진'으로도 불린다. 진앙은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남쪽으로 약 570km 떨어진 해안 지역이었으나, 그 에너지는 전 지구적인 영향을 미칠 만큼 압도적이었다.
지질학적으로 이 지진은 나스카 판이 남아메리카 판 밑으로 파고드는 섭입대에서 발생한 역단층형 지진이다. 단층 파쇄 구역의 길이는 약 800km에서 1,000km에 달하며, 지각 판의 급격한 이동으로 인해 엄청난 에너지가 방출되었다. 본진이 발생하기 전날부터 규모 7 이상의 강력한 전진들이 잇따라 발생하여 지표면의 구조적 취약성을 높였으며, 본진 이후에도 수개월 동안 여진이 지속되었다.
지진 자체로 인한 피해도 막대했지만, 지진 직후 발생한 거대 쓰나미는 태평양 전역을 강타하며 피해 범위를 국제적으로 확산시켰다. 칠레 해안에는 최고 높이 25m에 이르는 쓰나미가 들이닥쳐 해안 도시들을 초토화했다. 이 쓰나미는 시속 수백 킬로미터의 속도로 태평양을 가로질러 하와이, 일본, 필리핀, 알래스카까지 도달했다. 특히 일본에서는 진원지로부터 약 17,000km 떨어져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1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큰 타격을 입었다.
칠레 국내에서는 가옥 수십만 채가 완파되거나 반파되었으며, 수천 명의 인명 피해와 함께 도로, 교량, 철도 등 사회 기반 시설이 대부분 파괴되었다. 지진 발생 이틀 후에는 인근의 푸예우에-코르돈 카울레 화산이 분화하며 지각 변동의 연쇄 반응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 사건은 현대 지진학 연구와 판구조론의 발전에 결정적인 자료를 제공했으며, 전 지구적인 쓰나미 경보 시스템(PTWC)을 구축하고 강화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