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위대는 적지에서 행군한다'(SS marschiert in Feindesland)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무장친위대(Waffen-SS)가 불렀던 대표적인 군가다. 이 곡은 '악마의 노래'(Teufelslied)라는 별칭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으며, 무장친위대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사기를 고취하기 위한 선전 도구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가사는 적진을 향해 진격하는 친위대의 용맹함과 국가사회주의 이데올로기에 기반한 전투 의지를 강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노래의 선율은 본래 콘도르 군단(Legion Condor)의 행진곡에서 유래했다. 콘도르 군단은 스페인 내전 당시 프랑크 정권을 지원하기 위해 파견된 독일 공군과 육군 중심의 연합부대였으며, 그들이 사용했던 '콘도르 군단의 열병 행진곡'(Parademarsch der Legion Condor)의 멜로디에 무장친위대의 성격에 맞춘 새로운 가사를 붙여 개사한 것이 현재 알려진 형태다. 행진곡 특유의 강렬한 박자와 장엄한 분위기가 특징이다.
가사의 주요 내용은 전선에서의 승리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투쟁 정신을 묘사한다. 특히 "붉은 세력의 반동이 우리를 가로막아도"라는 구절에서 알 수 있듯이 공산주의 세력에 대한 강한 적대감을 드러내며, 이는 당시 나치 독일의 주적인 소련과의 전쟁을 정당화하는 논리로 활용되었다. 후렴구에서는 지크 하일(Sieg Heil)과 같은 구호를 연상시키는 표현들이 등장하여 당시의 정치적 상황과 부대의 결속력을 반영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종결된 후 이 곡의 선율은 역설적으로 세계 각국의 군대에 영향을 미쳤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프랑스 외인부대(Légion étrangère)로, 이들은 '외인부대는 전선으로 행군한다'(La Légion marche vers le front)라는 제목으로 개사하여 공식 군가로 사용했다. 이 외에도 에스토니아나 라트비아 등 옛 소련의 지배를 받았던 지역의 무장 조직들이 반소련 저항의 의미를 담아 자국어로 번안하여 부르기도 했다.
현재 독일을 포함한 여러 국가에서는 이 노래를 공공장소에서 연주하거나 가창하는 행위가 법적으로 엄격히 제한된다. 독일 형법 제86조 a항(StGB § 86a)은 나치즘을 찬양하거나 상징하는 휘장, 구호, 노래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으며, '친위대는 적지에서 행군한다' 역시 이 범주에 포함된다. 따라서 이 곡은 현대 사회에서 예술적 가치보다는 나치 독일의 군국주의와 전쟁 범죄를 상징하는 역사적 유물로서 인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