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치가타

츠치가타(土型)는 금속 기물을 주조하기 위해 진흙을 주재료로 사용하여 만든 거푸집을 의미한다. 한자어 의미 그대로 '흙으로 만든 틀'이라는 뜻이며, 고고학 및 금속공학 분야에서는 주형(鑄型)의 일종으로 분류한다. 이는 인류가 금속을 제련하고 가공하기 시작한 선사 시대부터 활용된 기술로, 특히 청동기 시대와 철기 시대의 유물 제작 공정을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요소이다.

제작 방식과 특성 면에서 츠치가타는 석제 거푸집인 석형(石型)과 대조적인 특징을 가진다. 활석 등을 깎아 만드는 석형은 내구성이 뛰어나 동일한 형태의 물건을 반복해서 찍어내는 연속 주조에 유리하지만, 재료의 특성상 복잡하고 세밀한 문양을 새기는 데 한계가 있다. 반면 츠치가타는 점토의 가소성을 이용하기 때문에 곡선이 많거나 입체적인 형상, 혹은 아주 정교한 장식을 구현하는 데 훨씬 용이하다. 다만, 주조 후 결과물을 꺼내는 과정에서 틀을 파손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일회성으로 소비되는 경향이 강하다.

츠치가타를 이용한 주조 공정은 세밀한 준비 과정을 거친다. 먼저 고운 점토에 모래나 짚 등 열팽창을 견디게 해주는 혼합물을 섞어 반죽한 뒤, 원하는 기물의 모형을 감싸거나 틀에 찍어 형태를 만든다. 제작된 흙틀은 그늘에서 오랜 시간 건조한 후, 고온의 가마에서 구워 수분을 완전히 제거하고 강도를 높여야 한다. 수분이 남아 있을 경우 뜨거운 쇳물을 부었을 때 수증기 폭발이 일어나거나 기포가 생겨 주물이 망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완성된 틀 내부에 용융된 금속을 붓고 식히는 과정을 거쳐 최종 제품을 얻는다.

동아시아 고고학에서 츠치가타의 발견은 해당 지역의 금속 생산 체계를 입증하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한반도의 청동기 시대 유적에서는 초기에는 주로 석형이 발견되다가, 기술이 고도화되는 후기로 갈수록 정교한 청동 방울이나 장식품 제작을 위한 츠치가타 파편이 빈번하게 출토된다. 츠치가타는 재사용이 어렵고 쉽게 부서지는 특성상 완형으로 발견되는 경우가 드물지만, 출토된 파편의 성분 분석과 형태 복원을 통해 당시 공방의 위치, 금속 배합 비율, 그리고 제작된 기물의 종류를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학술적 가치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