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공 이순신급 구축함은 대한민국 해군의 한국형 구축함 사업인 KDX-II(Korea Destroyer Experiment-II) 계획에 따라 건조된 4,400톤급 구축함이다. 2003년 제1번함인 충무공이순신함이 취역하면서 대한민국 해군은 본격적인 구역 방공 능력을 갖춘 함정을 보유하게 되었다. 이전 세대인 광개토대왕급 구축함에 비해 배수량이 크게 늘어났으며, 원해에서의 작전 지속 능력이 대폭 향상되어 대양 해군으로 나아가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선체 설계에는 레이더 반사 면적(RCS)을 줄이기 위한 스텔스 기법이 본격적으로 도입되었다. 함정 상부 구조물에 경사 설계를 적용하고 돌출부를 최소화하여 적의 탐지 가능성을 낮추었으며, 이는 함정의 생존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또한 우수한 복원성과 내항성을 바탕으로 황천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작전 수행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었으며, 헬기 격납고를 갖추어 대잠 헬리콥터 2대를 상시 운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주요 무장으로는 함대공 미사일인 SM-2를 발사할 수 있는 MK 41 수직발사기(VLS)를 함교 앞쪽에 탑재하여 함대 방공의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초기 건조분에는 국산 수직발사기(K-VLS)가 없었으나, 이후 추가 장착 및 개량을 통해 국산 대잠 미사일 '홍상어'와 함대지 미사일 '해룡' 등을 운용하고 있다. 근접 방어 무기 체계(CIWS)로는 골키퍼(Goalkeeper)와 RAM(Rolling Airframe Missile)을 병행 배치하여 미사일 방어 능력을 다층적으로 구성했다.
충무공 이순신급 구축함은 대한민국 해군 기동함대의 주력으로서 국내외의 주요 작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 왔다. 특히 소말리아 해적 소탕을 위해 파견되는 청해부대의 주력 함정으로 활용되어 국제 해상 안전 확보에 기여하고 있으며, 환태평양훈련(RIMPAC) 등 다국적 연합 훈련에 참여하여 뛰어난 함포 사격 능력과 작전 수행 능력을 입증했다. 총 6척이 건조되어 현재까지 동해, 서해, 남해의 주요 해역에서 영해 수호 임무를 수행 중이다.
이 함급은 대한민국이 독자적인 함정 설계 및 건조 기술을 확보하고,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급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기술적 징검다리 역할을 수행했다. 현재는 급변하는 전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레이더와 전투 체계를 최신형으로 교체하는 성능 개량 사업(PIP)이 논의 및 진행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미래 전장에서도 핵심적인 전력으로 남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보강이 이루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