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전략게임(Abstract Strategy Game)은 게임의 테마나 서사적 요소가 배제되거나 매우 희박하며, 오로지 규칙과 논리적 사고에 의존하여 승패를 겨루는 보드게임의 한 장르다. 이 게임군의 가장 큰 특징은 운의 요소가 거의 개입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주사위 굴리기나 카드 뽑기와 같은 무작위적 요소가 배제되며, 모든 정보가 플레이어에게 공개된 상태에서 진행된다. 따라서 승패는 전적으로 플레이어의 전략적 선택과 수읽기 능력에 의해 결정된다.
완전 정보 게임이라는 특성은 추상전략게임의 핵심이다. 게임 판 위의 상황은 모든 참가자가 동일하게 파악할 수 있으며, 상대방이 숨기고 있는 패나 정보가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특정 행동을 취했을 때 그 결과가 확률에 의존하지 않고 결정론적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구조로 인해 추상전략게임은 실력 차이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경향이 있으며, 초보자가 숙련자를 운으로 이기는 상황이 발생하기 매우 어렵다.
추상전략게임은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게임 형태 중 하나다. 바둑(Go), 체스(Chess), 장기(Xiangqi), 쇼기(Shogi) 등이 대표적인 고전 추상전략게임에 해당한다. 이들은 수천 년 혹은 수백 년 동안 규칙이 다듬어지며 깊이 있는 전략성을 확보해 왔다. 고전 게임들은 대개 전쟁이나 영토 확장이라는 최소한의 테마를 차용하고 있으나, 실제 게임 플레이에서는 테마의 현실적 개연성보다는 기물의 움직임과 위치 선점이라는 추상적 논리가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
현대에 이르러서도 추상전략게임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20세기 후반과 21세기에 등장한 현대 추상전략게임은 고전 게임의 복잡함을 덜어내고 직관적인 규칙을 채택하면서도 전략적 깊이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설계된다. 기프(GIPF) 프로젝트 시리즈나 쿼리도(Quoridor), 하이브(Hive) 등이 그 예다. 현대적 게임들은 추상적인 기하학적 형태를 활용하거나 참신한 메커니즘을 도입하여 고전 게임과는 또 다른 유희적 경험을 제공한다.
추상전략게임은 단순한 유희를 넘어 교육적, 학문적 가치를 지닌다. 논리적 사고력, 문제 해결 능력, 공간 지각력 등을 배양하는 데 효과적이며, 인공지능 연구의 주요 대상이 되기도 한다. 컴퓨터 과학 분야에서 체스나 바둑은 인공지능의 성능을 측정하는 척도로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다. 딥블루(Deep Blue)나 알파고(AlphaGo)와 같은 인공지능의 승리는 추상전략게임이 가진 방대한 경우의 수를 수학적, 논리적으로 정복하려는 시도의 결과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