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창공

첫 번째 창공(The First Firmament)은 마블 코믹스 세계관에 등장하는 존재로, 만물이 시작되기 전 탄생한 최초의 우주이자 그 자체로 자아를 가진 지성체다. 멀티버스(다중 우주)가 존재하기 이전의 유일무이한 단일 우주였으며, 모든 창조 역사의 시발점에 위치한 신격 존재다. 그는 단순히 공간적인 배경이 아니라, 전능에 가까운 힘을 행사하며 우주의 모든 질서를 관장하는 절대적인 존재로 군림했다.

그는 자신의 외로움을 달래고 자신을 숭배할 하수인들을 창조했는데, 이들이 바로 셀레스티얼(Celestials)의 시초다. 초기 셀레스티얼들은 첫 번째 창공의 의지에 절대적으로 복종하며 변화를 거부하는 흑색의 아스피런트(Aspirants)들이었다. 그러나 이들 중 일부가 스스로 진화하고 창조하며 다중 우주를 형성하고자 하는 열망을 품게 되었고, 이는 곧 첫 번째 창공에 대한 반역으로 이어졌다.

창공의 질서를 유지하려는 아스피런트와 새로운 진화를 원하는 셀레스티얼 사이에서 거대한 전쟁이 발발했다. 이 전쟁 과정에서 셀레스티얼들은 강력한 무기를 동원하여 첫 번째 창공의 육신을 산산조각 냈다. 파괴된 조각들은 각각 독립된 우주로 분리되어 '두 번째 코스모스'라고 불리는 최초의 멀티버스를 형성하게 되었다. 패배한 첫 번째 창공은 우주의 가장 끝단인 '원거리 해안(Far Shore)' 너머의 공허로 도망쳐 긴 세월 동안 은둔했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여덟 번째 우주가 탄생한 시기에 첫 번째 창공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멀티버스의 의인화된 존재인 에터니티(Eternity)를 속박하고 오염시켜 자신의 일부로 흡수함으로써, 다시 단일 우주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려 획책했다. 그는 타락한 존재들을 선동하여 멀티버스의 질서를 파괴하고 모든 것을 자신의 통제 아래 두려 했으나, 결국 여러 우주적 존재들의 저항에 부딪혀 저지당했다.

첫 번째 창공은 마블 코믹스 코스몰로지 내에서 '우주적 존재들의 근원'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그는 모든 우주의 총합보다 앞선 존재이자, 우주가 단일성에서 다양성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배제된 과거의 유산이다. 그의 존재는 질서와 혼돈, 그리고 단일 우주와 다중 우주라는 철학적 대립을 형상화한 캐릭터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