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를 먹다'는 일본의 게임 제작사 캡콤(Capcom)이 본궁 히로시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하여 제작한 아케이드용 벨트스크롤 액션 게임 시리즈다. 1989년에 출시된 1편 '천지를 먹다'는 마상 전투를 중심으로 한 독특한 시스템을 선보였으나, 대중적으로 가장 큰 성공을 거두며 장르의 명작으로 자리 잡은 작품은 1992년에 출시된 속편 '천지를 먹다 II: 적벽대전'이다. 이 게임은 삼국지연의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원작 만화 특유의 거친 화풍과 독창적인 캐릭터 해석을 충실히 반영하여 제작되었다.
플레이 가능한 캐릭터로는 촉나라의 주요 장수인 관우, 장비, 조운, 황충과 더불어 마초 대신 위연이 등장한다. 각 캐릭터는 공격 사거리, 속도, 기술의 형태가 확연히 구분되어 플레이어의 취향에 따른 선택의 폭이 넓다. 관우는 강력한 타격력을 지닌 표준형 캐릭터이며, 장비는 잡기 기술에 특화되어 있다. 조운은 빠른 속도와 검술을 사용하며, 황충은 활을 이용한 원거리 공격이 가능하다. 위연은 원작의 설정을 반영하여 도를 사용하며 변칙적인 공격 패턴을 구사하는 특징을 가진다.
게임 방식은 전형적인 벨트스크롤 액션의 규칙을 따르면서도 캡콤만의 정교한 타격 판정과 조작감을 구현했다. 기본적인 공격 조합 외에도 레버 조작을 통한 필살기와 대시 공격, 위기 탈출용 전신 무적 기술인 메가 크래시 등이 존재하여 전략적인 전투가 가능하다. 또한 특정 구간에서는 전작의 특징이었던 마상 전투를 경험할 수 있는 시스템이 계승되었으며, 성검이나 칠성검 등 강력한 무기 아이템을 획득하여 전투를 유리하게 이끌 수도 있다. 적벽대전의 전개를 따라가며 조조를 추격하는 구성은 플레이어에게 높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그래픽과 연출 면에서는 캡콤의 CP 시스템 Dash 기판의 성능을 활용하여 당시 기준으로 수준 높은 시각 효과를 선보였다. 화면을 가득 채우는 거대한 보스 캐릭터들과 역동적인 애니메이션은 아케이드 게임 특유의 박진감을 극대화했다. 특히 게임 도중 등장하는 보너스 스테이지인 '음식 빨리 먹기'는 버튼을 연타하여 만두나 고기를 먹는 미니 게임으로,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재미를 제공했다. 또한 적을 처치할 때 발생하는 화려한 이펙트와 승리 후 체력을 회복하기 위해 음식을 섭취하는 묘사 등은 이 시리즈의 상징적인 요소로 남았다.
'천지를 먹다' 시리즈는 1990년대 국내 오락실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삼국지 소재 게임 중 가장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은 작품 중 하나가 되었다. 최대 3인까지 동시에 플레이할 수 있는 환경은 친구들과의 협동 플레이 문화를 확산시켰으며, 이후 세가 새턴과 플레이스테이션 등 다양한 가정용 콘솔로 이식되어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캡콤 벨트스크롤 액션 게임의 황금기를 상징하는 기념비적인 타이틀로서, 오늘날까지도 많은 고전 게임 마니아들 사이에서 뛰어난 완성도를 갖춘 수작으로 회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