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궁퇴(天弓腿)는 무협 소설 및 만화 등 무협 장르에서 주로 등장하는 가상의 족공(足功)이자 퇴법이다. 이름의 한자 뜻을 풀이하면 '하늘의 활과 같은 다리 기술'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이는 다리를 휘두르는 궤적이 마치 팽팽하게 당겨진 활의 곡선과 같거나, 그 위력이 하늘을 찌를 듯이 강력하다는 비유적 표현을 담고 있다. 주로 정통 무가나 특정 문파의 비기로 묘사되며, 보법과 연계되어 강력한 파괴력을 발휘하는 상급 무공으로 취급된다.
이 기술의 핵심은 유연하면서도 탄성 있는 신체 활용에 있다. 시전자는 하체의 근력을 순간적으로 폭발시켜 다리를 위로 차올리거나 회전시키는데, 이때 다리의 움직임이 반월형의 곡선을 그리며 상대의 사각지대를 공략한다. 단순한 타격에 그치지 않고, 공기의 흐름을 가르는 속도와 체중을 실은 무게감이 결합하여 상대의 방어를 무너뜨리는 데 최적화되어 있다. 활시위가 당겨졌다가 놓일 때의 탄성을 무술적으로 재해석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실전적 운용 측면에서 천궁퇴는 주로 상대의 턱이나 가슴 등 상단을 노리는 치명적인 공격기로 사용된다. 낮은 자세에서 급작스럽게 치솟으며 시전하기 때문에 상대가 반응하기 어렵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단발성 공격에 그치지 않고 연환퇴(連環腿)의 형태로 이어져 여러 번의 타격을 가하기도 한다. 방어보다는 공격에 치중한 기술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으며, 상대의 기세를 완전히 꺾어놓는 결정타의 역할을 수행한다.
한국 무협 만화의 고전인 《용비불패》와 그 후속작인 《고수》 등에서 주인공 용비가 사용하는 핵심 무공 중 하나로 등장하며 대중적 인지도를 얻었다. 해당 작품 내에서 천궁퇴는 육합권(六合拳)의 초식 중 하나 혹은 그와 연계된 독자적인 퇴법으로 묘사되며, 수많은 강자들을 쓰러뜨리는 위용을 보여주었다. 이처럼 특정 작품에서의 상징적인 연출 덕분에 천궁퇴는 한국 무협 세계관에서 강력한 퇴법을 상징하는 고유 대명사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천궁퇴의 위력은 시전자의 내공 깊이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초입자는 단순히 다리의 근력에 의존하지만, 극의에 달한 고수는 강기(罡氣)를 실어 허공을 가르는 것만으로도 원거리의 적에게 타격을 입힐 수 있다. 이러한 묘사는 무협 장르 특유의 과장된 미학을 반영하며, 독자들에게 시각적인 쾌감과 무공의 경지에 대한 경외심을 전달한다. 오늘날 천궁퇴는 단순한 무술 동작을 넘어, 무협이라는 장르적 토양 위에서 계승되는 하나의 문화적 상징으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