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리코 크루즈(Jericho Cruise)는 프로레슬러이자 록 밴드 포지(Fozzy)의 리드 보컬인 크리스 제리코가 기획하고 주최하는 테마 크루즈 여행이다. 정식 명칭은 '크리스 제리코의 록 앤 레슬링 레이저 앳 씨(Chris Jericho's Rock 'N' Wrestling Rager at Sea)'이다. 이 행사는 프로레슬링 경기와 록 음악 공연, 코미디 쇼, 팟캐스트 녹화 등을 결합한 독특한 형태의 엔터테인먼트 이벤트로, 전 세계 프로레슬링 팬들 사이에서 높은 인지도를 보유하고 있다.
이 이벤트의 아이디어는 크리스 제리코가 밴드 포지와 함께 '70000 톤즈 오브 메탈'이라는 메탈 테마 크루즈에 참여했을 때 영감을 얻어 시작되었다. 제리코는 프로레슬링과 록 음악을 결합한 자신만의 크루즈를 구상하였으나, 초기에는 여러 투자자와 단체들로부터 회의적인 반응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2018년 10월, 마이애미에서 바하마 나소로 향하는 첫 번째 항해인 '시 오브 오너(Sea of Honor)'가 성공적으로 개최되면서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첫 번째 항해에서는 링 오브 오너(ROH)와 협력하여 해상 레슬링 토너먼트를 진행했으며, 이후 두 번째 항해인 '세컨드 웨이브(Second Wave)'부터는 올 엘리트 레슬링(AEW)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특히 2020년 항해 중에는 크루즈 선상에서 AEW의 주간 방송인 '다이너마이트(Dynamite)'가 녹화되어 실제 방송으로 송출되기도 했다. 이는 프로레슬링 역사상 대규모 선상 위에서 정규 방송이 제작된 이례적인 사례로 기록되어 있다.
제리코 크루즈의 주요 프로그램은 선상 갑판에 설치된 링에서 펼쳐지는 프로레슬링 경기이다. AEW 소속의 유명 레슬러들이 대거 참여하며, 현역 선수들뿐만 아니라 릭 플레어, 다이아몬드 달라스 페이지 등 전설적인 선수들도 게스트로 초대된다. 또한 제리코가 소속된 밴드 포지를 포함한 여러 록 밴드들의 라이브 공연이 매일 밤 이어지며,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들과 한 배에서 생활하며 사적인 대화나 사인회, 사진 촬영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이 행사는 매 항해마다 독특한 부제와 테마를 정하여 운영된다. '트리플 왜미(Triple Whammy)', '포 리프 클로버(Four Leaf Clover)', '파이브 얼라이브(Five Alive)' 등 횟수가 거듭될수록 규모와 프로그램 구성이 점차 발전하고 있다. 항해 경로는 주로 미국 플로리다주의 마이애미나 탬파에서 출발하여 바하마 제도의 나소 혹은 개인 소유의 섬들을 경유하는 방식으로 구성되며, 약 4박 5일간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제리코 크루즈는 단순한 레저 상품을 넘어 프로레슬링 산업에서 특정 선수의 개인 브랜드가 구축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의 극대화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는다. 폐쇄된 공간인 크루즈를 활용해 팬덤의 충성도를 높이고, 스포츠와 음악, 예능을 결합한 독자적인 문화 콘텐츠를 생성함으로써 매년 높은 예약률을 기록하며 프로레슬링 팬덤의 주요 연례 이벤트로 자리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