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갈량집(諸葛亮集)은 중국 삼국시대 촉한의 승상이자 전략가였던 제갈량의 글과 기록을 모아 엮은 문집이다. 제갈량이 사망한 후, 서진의 역사가이자 『삼국지』의 저자인 진수(陳壽)가 촉한의 사료를 바탕으로 그의 유고를 정리하여 처음으로 편찬하였다. 당시 진수는 제갈량의 글이 문학적인 화려함보다는 행정적 실용성과 군사적 운용에 중점을 두고 있음을 높이 평가하며, 이를 정리해 황제에게 올렸다. 이후 명나라와 청나라 시대를 거치며 여러 차례 보완 및 재편집 과정을 거쳐 오늘날의 형태로 전해지게 되었다.
이 문집의 내용은 크게 상소문, 서신, 군사 전략, 법률 및 행정 지침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글로는 위나라 정벌을 앞두고 황제 유선에게 올린 '출사표(出師表)'가 있으며, 이는 군주에 대한 충성과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이 절절히 담겨 있어 후세에 충절의 상징으로 널리 읽혔다. 또한 아들을 훈계하며 쓴 '계자서(誡子書)'는 수신제가의 도리를 담고 있어 교육적으로 큰 가치를 지닌다. 이 외에도 촉한의 통치 이념을 보여주는 법령과 군대 운용의 원칙을 담은 병법 관련 저술들이 포함되어 제갈량의 다방면적인 재능을 보여준다.
제갈량집에 수록된 글들은 전반적으로 화려한 수사나 기교를 부리지 않고 간결하면서도 논리가 명확하다는 특징을 지닌다. 이는 실용주의를 중시했던 제갈량의 성격과 당시 촉한의 위태로운 국가적 상황을 반영한 결과로 분석된다. 문집 곳곳에는 유가(儒家)의 충의 정신과 법가(法家)의 엄격한 질서 유지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특히 백성을 사랑하고 인재를 아끼는 마음이 행정 문서와 편지 곳곳에 투영되어 있어, 정치가로서의 통찰력과 인격적인 면모를 동시에 엿볼 수 있게 한다.
역사학적으로 제갈량집은 삼국시대 촉한의 정치, 경제, 사회상을 연구하는 데 필수적인 귀중한 자료다. 단순한 개인의 기록을 넘어 당시의 관제, 병제, 형법 등을 고증할 수 있는 1차 사료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또한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제갈량은 지혜와 충성의 화신으로 숭상받았기에, 그의 문집은 후대 문인들과 정치인들에게 필독서로 꼽히며 통치의 표본으로 인용되었다. 특히 성리학자들 사이에서는 그의 충절이 도덕적 모범으로 평가받으며 학문적 연구와 숭모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현재 가장 널리 유통되는 판본은 청나라 시대에 편찬된 '제갈충무후집(諸葛忠武侯集)'이다. 이 판본은 기존에 전해지던 여러 기록을 집대성하고 주석을 달아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정리한 것이 특징이다. 제갈량집은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리더십의 본질과 국가 경영의 지혜를 담고 있어, 오늘날에도 동양 고전의 명저 중 하나로서 그 위상을 굳건히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