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복(征服)은 무력을 사용하여 다른 민족이나 국가를 굴복시키고 그 영토를 자기 지배 아래 두는 행위를 의미한다. 이는 인류 역사에서 국가의 형성 및 확장 과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단순히 일시적으로 영토를 점령하는 것을 넘어 정치적, 군사적 지배권을 확립하는 포괄적인 과정을 포함한다. 정복은 대개 강제력을 동반하며, 피정복 집단의 주권을 박탈하고 정복자의 질서를 강요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정복의 동기는 시대와 환경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났다. 고대와 중세에는 주로 비옥한 토지, 자원,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경제적 목적이 강했으며, 통치자의 위세를 떨치거나 종교적 사명을 완수한다는 명분으로 행해지기도 했다. 근대에 이르러서는 제국주의적 팽창주의와 결합하여 시장 확보 및 원료 공급지 탈취를 목적으로 하는 정복 전쟁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이러한 동기들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알렉산드로스 제국, 로마 제국, 몽골 제국과 같은 거대 제국의 탄생을 견인했다.
정복 과정에서 군사적 승리는 필수적이지만, 진정한 의미의 정복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행정 체계의 정비와 문화적 동화가 수반된다. 정복자는 피정복민의 저항을 억제하기 위해 강압적인 통치 기구를 설치하거나, 반대로 유화 정책을 통해 기존의 지배 구조를 흡수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서로 다른 문화가 충돌하고 융합하며 새로운 문명이 탄생하기도 하지만, 피정복민의 언어와 종교, 관습이 말살되거나 차별받는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역사적으로 정복은 세계 지도의 경계를 끊임없이 재편해 왔다. 대규모 정복 활동은 서로 고립되어 있던 지역들 사이의 교역을 활성화하고 기술과 지식의 전파를 촉진하여 세계사의 통합을 앞당기는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수많은 인명 피해와 약탈, 인권 유린이라는 파괴적인 속성이 내재되어 있다. 따라서 정복은 문명의 교류라는 긍정적 측면과 파괴와 억압이라는 부정적 측면을 동시에 지닌 역사적 현상으로 평가받는다.
현대 국제 사회에서 무력에 의한 정복은 국제법상 명백한 불법 행위로 간주된다. 유엔 헌장을 비롯한 현대의 국제 규범은 각 국가의 주권 평등과 영토 보전을 원칙으로 하며, 무력 사용에 의한 영토 획득을 인정하지 않는다. 과거의 정복이 국가 발전의 수단으로 용인되기도 했던 것과 달리, 오늘날에는 민족 자결주의와 보편적 인권의 가치가 우선시됨에 따라 정복은 평화를 위협하는 침략 행위로 규정되어 국제적인 제재의 대상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