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남(正南)은 방위의 하나로, 자오선을 기준으로 북극의 정반대 방향을 가리킨다. 나침반의 자침이 가리키는 자북을 기준으로 한 자남과는 구별되는 개념으로, 지구의 자전축인 지리적 북극의 정반대 지점을 의미한다. 수평면 위에서 정북을 0도 혹은 360도로 설정했을 때, 정남은 시계 방향으로 180도에 해당하는 방위다.
천문학적으로 정남은 태양이 남중하는 방향을 뜻한다. 북반구 중위도 지역에서 태양은 동쪽에서 떠서 남쪽 하늘을 거쳐 서쪽으로 지는데, 이때 태양이 가장 높이 떴을 때의 위치가 바로 정남이다. 이 시점을 남중 시각이라고 하며, 그림자의 길이가 가장 짧아지는 때이기도 하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과거에는 해시계를 통해 정남 방향을 확인하고 시간을 측정하는 중요한 지표로 활용하였다.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의 전통 건축에서는 정남향을 가장 이상적인 주거 방향으로 여겨왔다. 이는 일조량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여름에는 태양의 고도가 높아 햇빛이 집 안 깊숙이 들어오지 않아 시원하고, 겨울에는 고도가 낮아진 태양 빛이 거실 안쪽까지 충분히 들어와 실내 온도를 높여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궁궐이나 사대부 가옥은 대부분 정남향을 기본 원칙으로 삼아 배치되었다.
전통적인 오행(五行) 사상에서 정남은 불(火)의 기운을 상징하며, 계절로는 만물이 무성하게 자라는 여름을 의미한다. 또한 색상으로는 붉은색인 적색(赤)에 해당하며, 사신(四神) 중에서는 주작(朱雀)이 정남 방향을 수호하는 영수로 여겨진다. 이는 남쪽이 생명력과 열정, 밝은 기운을 상징하는 방위임을 나타내는 문화적 증거이다.
현대 사회에서도 정남은 항해, 항공, 측량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기준점이 된다. 인공위성을 이용한 GPS 기술이 발달하면서 정남의 위치를 오차 없이 파악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는 도시 계획이나 태양광 발전 시설의 효율적인 배치 등을 결정하는 데 필수적인 정보로 활용된다. 또한 기상학에서는 남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인 남풍의 방향을 규정할 때 정남을 기준으로 풍향을 세분화하여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