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종(傳宗)은 불교에서 스승이 제자에게 법(法)의 정수를 전달하여 종맥(宗脈)을 계승하게 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이는 단순한 지식이나 경전의 전수를 넘어, 부처로부터 내려오는 깨달음의 등불을 끊이지 않게 이어가는 중대한 과정이다. 전종을 통해 제자는 스승의 정통 법맥을 이어받은 공식적인 후계자로 인정받으며, 해당 종파의 법을 수호하고 널리 펼칠 권한과 책임을 동시에 부여받는다.
전종의 역사적 기원은 석가모니 부처가 제자인 가섭(迦葉)에게 법을 전한 '이심전심(以心傳心)'의 일화에서 찾을 수 있다. 이후 인도에서 중국으로 선불교가 전래되면서 전종 체계는 더욱 구체화되었다. 특히 선종의 초조인 달마(達摩)로부터 시작하여 2조 혜가, 3조 승찬, 4조 도신, 5조 홍인, 6조 혜능에 이르기까지의 전승 과정은 전종의 전형적인 모델을 제시하였다. 이 과정에서 스승은 제자의 수행 경지를 점검하고 깨달음을 인가(印可)함으로써 법의 계승을 확정한다.
전종이 이루어질 때는 법의 전승을 증명하는 상징적인 물건이 함께 전달되는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인 것이 스승의 가사(袈裟)와 발우(鉢盂)이며, 이를 물려주는 것을 '의발전수(衣鉢傳授)'라고 한다. 의발은 스승이 제자의 깨달음을 대외적으로 공인하는 징표 역할을 하였으나, 후대에는 의발로 인한 다툼을 경계하여 물건의 전수보다는 마음에서 마음으로 통하는 법의 인가를 더욱 중시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법맥을 기록한 문서인 법권(法卷)을 전하는 방식이 일반화되기도 하였다.
불교 공동체 내에서 전종은 종단의 정통성과 질서를 유지하는 핵심 기제이다. 전종을 통해 확립된 법맥은 해당 종파가 부처의 가르침을 오염되지 않은 상태로 보존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근거가 된다. 만약 전종의 절차나 계보가 불분명할 경우, 그 가르침은 정통성을 의심받거나 사견(邪見)으로 치부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전종은 스승과 제자 사이의 개인적인 관계를 넘어 종단 전체의 생명력을 유지하는 근간이 된다.
현대 불교에서도 전종은 각 종단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수행의 전통을 이어가는 중요한 의식으로 존속하고 있다. 전종을 받은 전법제자는 스승의 가르침을 현대적 언어로 해석하여 대중에게 전달하고, 다음 세대에게 법을 전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다. 이처럼 전종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정신적 가교 역할을 하며 불교의 지혜가 단절 없이 흐를 수 있도록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