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모는 조선시대 여성이 외출할 때 머리에 쓰던 쓰개의 일종이다. 형태는 삿갓과 유사하게 아래가 넓고 위가 뾰족한 원뿔 모양이나, 삿갓보다 높이가 낮고 테가 넓게 퍼지는 것이 특징이다. 주로 햇볕을 가리거나 비를 피하기 위한 실용적인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동시에 얼굴을 가려 내외를 하는 용도로도 활용되었다.
전모의 제작에는 대나무와 한지가 주로 사용되었다. 가느다란 대나무 살을 엮어 골격을 만들고, 그 위에 여러 겹의 한지를 붙여 형태를 잡았다. 한지 표면에는 기름을 먹여 방수 기능을 갖추도록 하였는데, 이는 비가 오는 날에도 사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었다. 테두리 부분에는 헝겊을 대어 마감하고 머리에 고정할 수 있도록 턱밑으로 매는 끈을 달았다.
전모는 단순한 실용품을 넘어 화려한 장식성을 지니고 있었다. 기름종이 위에는 흔히 나비, 꽃, 새 등의 무늬를 그리거나 수(壽), 복(福), 강(康), 녕(寧)과 같은 길상 문자를 써넣어 심미적 가치를 높였다. 특히 붉은색이나 검은색 등으로 화려하게 채색된 전모는 착용자의 개성을 드러내는 수단이 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화려함 때문에 주로 기생이나 서민층 여성들이 즐겨 사용하였다.
신분 사회였던 조선에서 전모는 착용자의 계층을 나타내는 지표이기도 했다. 양반가의 부녀자들은 외출 시 너울이나 장옷, 쓰개치마 등으로 얼굴을 완전히 가리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전모는 상대적으로 얼굴이 노출되기 쉬운 구조였기에 주로 기생이나 말을 타는 여성들이 착용했다. 신윤복의 풍속화에서 전모를 쓰고 나들이를 하는 여인들의 모습이 자주 등장하는 것은 당시의 보편적인 풍경을 반영한다.
전모의 내부에는 머리에 얹을 수 있도록 둥근 받침대인 '미사리'가 고정되어 있었다. 이를 통해 머리 위에 안정적으로 고정될 수 있었으며, 크기가 넉넉하여 가체와 같이 부피가 큰 머리 모양 위에도 무리 없이 쓸 수 있었다. 전모는 조선 후기 여성들의 야외 활동과 개성적인 복식 문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신구로 평가받는다.